제목만 보면 보이는 그대로 명령이다.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하지만 책을 펼치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의 선입견.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또 있다.

아이들에게 또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우리들의 몫으로 맡기는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보이는 아이의 이름이다.

내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사내아이라 그런지 자꾸 그 친구의 이름이 궁금하다.

이참에 내가 하나 지어줘볼까 싶기도 하다.

아이들과 책을 펼치자마자 이 책으로 호할 수 있는 활동이 하나 생기는 셈이다. <아이의 이름은 무엇일까?>  

 

그리고 책 속으로 들어가 기차를 타고 나도 그아이와 함께 기차타고 소풍을 떠나본다.

코끼리와 물개와 두루미와 물놀이도하고, 연날리기도 하고, 비 놀이도 하지요.

아이들이나 동물들의 표정이 평화스럽습니다.

존 버닝햄의 그림이 주는 전반적인 이미지가 그렇지만 이 책에서도 역시나 평화, 평온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수채화같은 그림이 주는 편안함도 힘을 더 실어줍니다.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과 가을 기차여행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기도 좋을 것 같아요.

나는 내 기차를 타고 가면서 누구누구를 태우고 싶은지… 저는 꼭 토기를 데려갈까 하구요^^

아이들도 나름대로 데리고 가고픈 동물과 그 이유와 무엇을 하고픈지 까지 줄줄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두겠죠?

이 책을 보며서 천천히 느긋하게 이야기하기에 안성맞춤일꺼예요.

누구하나 재촉하거나 다그치는 일 없이 가다 서다 내리면 그곳을 즐겨가며

다른 여럿이서 하나가 되어 떠나는 기차소풍.

동물의 맹수 호랑이와 눈싸움을 하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지 궁금하더군요.

빈틈 많은 그림은 우리 동양화에서 강조하는 여백의 미를 한 껏 살린것같은 느낌도 받았답니다.

그럼 우리 그림과 비교해보자면.. 하고,

동양화가 많은 그림책을 같이 펼쳐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엄마의 말도 어쩐지 야단으로 들리기보다는

기차소풍에 동참하고 싶은..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질문은 아니였을까요?

 

존 버닝햄과 떠나는 기차소풍.

저도 저 기차에 몸을 싣고 싶어요~

그리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접근하는 데 자꾸만 들리는 소리가 있다.

자연보호.

요즘 람사르 총회가 한창인데, 직업을 접고 환경운동에 일생을 바치는 전 세계의 환경운동가들이 한국에 한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 맘때 쯤  이 책을 다시 꺼내 보면 어떨까? 그냥 읽었던 때와는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