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많지 않은 승호에게 우진이는 아주 특별한 친구입니다.
운동도 잘하고, 게임도 잘해서 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야말로 ‘짱’인 아이이니까요.
그런 우진이 생일에 유일하게 초대를 받았다니
승호는 정말로 멋진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승호의 마음을 알아줄 리 없는 엄마는
겨우 이천 원으로 선물을 사가라고 주실 뿐이었지요.
턱없이 부족해 보였던 이천 원마저도 문방구에서
멋진 선물을 얻으려고 시작한 뽑기에서 모두 날려버리고 말았다니요.
그 때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할머니가 ‘기쁨의 씨앗’이라며
쥐똥처럼 생긴 것을 생일선물로 주라며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망설이던 승호는 우진에게 기쁨의 씨앗을 선물하고
둘은 화분에 그 씨앗을 심어봅니다….
쥐똥선물이라니?
도무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짐작이 안가는 제목이었습니다.
보잘 것 없고 더러운 쥐똥 뒤에 선물이라는 단어가 나란히 붙다니요.
세상에 어느 누가 쥐똥을 선물로 주고 받는다는 말인가요?
궁금한 마음으로 아이와 책을 읽으며 곧 웃음이 나왔습니다.
친구에게 멋진 선물을 하고 싶어서 문방구에서 마음 졸여가며
2000원어치 뽑기를 해버린 승호가 안쓰럽기도 하고,
사실은 컴퓨터게임이 하고 싶어서 승호에게 다가왔던 우진이가
야속하기도 했지요. 우진이보다 더 착하고 다정한 아이가
승호의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내가 좀 더 멋진 아이, 좀 더 착한 아이,
이렇게 골라서 만드는 것이 친구인가요?
나쁜 점이 있고 부족한 점이 있어도 친구가 되는 것은 잘못일까요?
겉으로 보기엔 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처럼 보이지만
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 외로운 아이인
우진이에게도 곧 마음이 갔습니다.
쥐똥처럼 보이지만 파릇파릇 보이지 않는 싹이 나고,
곱고 향기로운 꽃이 피고, 이내 탐스런 열매까지 맺는 기쁨의 씨앗.
그렇게 우진이와 승호의 마음을 열어주고 기쁨을 나누어주는 것은
어쩌면 작은 쥐똥처럼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
생각지도 못한 평범한 일상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따뜻한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