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아픔을 배경으로 한채 펼쳐지는 성장기 소녀의 이야기
주인공 캐리와 동생 닉은 전쟁으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피하기 위해 시골로 잠깐 피난을 갑니다.
‘캐리의 전쟁’은 캐리가 어른이 되서 자신이 피난 왔었던 곳으로 다시 찾아오면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장에서 캐리는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되살려 봅니다.
2장부터는 회상신이 시작되어 캐리의 어린시절로 돌아갑니다.
이야기는 대전의 포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캐리의 1년간의 성장노트입니다.
세세한 묘사
이 이야기는 전부 캐리의 시점에서 펼쳐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단조롭지 않은 세세한 묘사였습니다.
중간 중간에는 ‘그녀는 웃고 있었고, 마치 촛불이라도 켠 듯 몸 전체에서 불빛이 나왔다’와 처럼 주옥과 같은 문장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자체에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기운이 감돌기 때문에 문장 자체에서 ‘재미있는 표현’이라든가 ‘위트’는 적었지만 구조가 튼튼히 짜인 스토리와 세세한 묘사가 그 빈자리를 채워주었습니다.
암시적인 전쟁에 대한 경고
작가는 책에서 대놓고 전쟁에 대해 다루지는 않지만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암시적으로 전쟁의 고통에 관하여, 작가의 이야기와 경고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겪는 아픔이나 그 시절의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 때는 웃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많이 보여줌으로써 마음 한 곳에서 아련한 추억같은 것이 떠오르게 합니다.
제목이 ‘캐리의 전쟁’이었던 것에 비해 캐리가 전쟁 때문에 시골로 가면서 겪는 이야기는 비교적 평온했던 추억으로 끝나지만 작가의 메시지는 캐리와 같은 형편 조차 되지 못해 길바닥에 버려지는 아이들에 관해서, 아이를 시골로 보내야 하는 부모님의 마음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커다란 사건 사고 없이 잔잔한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마지막에 캐리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서 기차를 타고 가다가 그립고 사랑하는 사람들(앨버트, 헵시바…)이 있는 드루이드 바닥집에 불이 나는 것을 보고 닉에게 매달려 기차 안에서 우는 것이 첫번째로 제일 큰 이야기의 반전이었다. 더 이상의 반전은 없을 것 같고 그 사건은 마무리 되지 않은 채 이야기가 끝날 것 같지만 맨 마지막 15장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와 캐리의 아이들이 드루이드 바닥집에 가고 아직 살아있는 늙은 헵시바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정리가 된다. 그때 불이 난 이유, 캐리가 다시 앨버트를 헵시바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남기고 이야기가 끝난다.
이야기는 현실과 과거, 두가지 시점으로 전개되고 두 가지 시점 모두 효과적으로 전달되었다.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막연한 두려움이 느껴졌던 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한 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