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윌? 네가 죽은 여동생 웨니에게 쓴 154일동안의 편지 잘 읽었어. 정말 슬프더라. 난 아직까지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겪어보지 못해서 완전하게 너의 슬픔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만약에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슬프고 두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을 것 같아. 윌! 내 친구들 중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네 분중에 한분이라도 돌아가신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네분 모두 살아계셔. 물론 가끔씩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실 때도 있긴하지만 가족 중에 아무도 하늘나라로 간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 할머니, 할아버지는 수명이 다해서 돌아가시는 건데도 돌아가시면 너무 슬플 것 같은데 어린 여동생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얼마나 괴로웠니?
나에게는 나보다 네살 많은 중학생언니가 있어. 그런데 언니는 맨날 나한테 시비를 걸고 약올려서 난 언니가 싫어. 가끔은 언니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그런데 아무리 얄미운 언니라도 잠시라도 언니가 없으면 너무 외롭고 허전해. 그건 아마도 네가 웨니를 사랑하듯이 나도 언니를 사랑해서 그런 것 같아. 이책 표지에 있는 얼굴은 윌 네 얼굴이니? 넌 주근깨가 많긴 해도 눈이 크고 참 잘 생긴 것 같아. 네 동생 웨니는 얼굴이 안보여서 어떻게 생겼을지 정말 궁금해. 착하게 생겼지? 아마도 그럴거야.
윌, 너는 참 대단해. 웨니를 그리워하며 154일 동안이나 편지를 썼으니 말이야. 나는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글을 잘 쓴다고 항상 칭찬을 받긴 하지만 사실 편지 쓰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 하지만 네가 웨니에게 그렇게 정성껏 쓴 편지를 읽다보니 나도 앞으로는 언니에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우고 말이야. 언니와 비밀편지를 주고 받다보면 언니를 가끔 미워하지도 않게 되고 지금보다 언니랑 더욱 가까워질 것 같아.
윌, 너의 편지를 통해 가족간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웨니가 하늘나라에서 네 편지 다 읽고 천사가 되어 날아다니고 있을 것 같아. 너는 웨니에게 나는 언니에게 우리 앞으로 편지를 더 많이 쓰자. 내가 너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겠지? 그럼 안녕!
2009년 5월 28일 혜인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