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설화인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마침 수요일, 비오는 음력 칠월 칠석날이라 아이와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더하기에 정말 좋은 날이었지요.
“그래… 그래서 말야.. 견우랑 직녀랑…”
아이와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가며 이런 사랑이야기가 과연 가능할까? 옥황상제는 꼭 그랬어야 할까?
요즘 할머니가 잘 보는 일일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그 부모들 이야기같다며 옥황상제는 정말 나빠~하며 이야기를 읽어갔습니다.
“엄마, 견우랑 직녀는 도대체 나이가 얼마야? 언제부터 사귀었는데 여태 떨어져 지내면서 이렇게 만나는거야? 이백살도 더 넘었겠다. 진짜 사랑하나봐..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이렇게 그리워하는걸 보면 말야..”하더군요.
그런데 이야기가 다 끝나나 했더니 뒤에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더군요.
어린 까마귀 까배랑 아빠 까마귀의 이야기 말에요.
내용을 미리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테니 말할수는 없지만, 해가 뉘엿뉘엿 진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가지에 외롭게 앉아 있는 까배의 뒷모습이 그려진 그림책 페이지가 내내 마음속에 남습니다.
그게 인생일까요?
이 페이지에서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까배의 뒷모습만으로도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그 그림이 전 이 그림책에서 제일 맘에 드는 페이지입니다.
아이가 그러더군요.
“이번 이야기는 주인공이 다르네. 견우랑 직녀가 아니라 까배가 주인공인것같아.”
이야기의 마무리가 다소 작위적이라는 생각은 심각하게 (?) 들었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칠석이야기에 곁들여 또 한가지 나눌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이 되었다는 것에는 한표 던지고 싶네요.
그림이 정말 맘에 든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