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을 읽었다.
표지에서 보여주듯 선생님의 모습은 학사모에 검은 옷을 입고 몸도 커다랗게 그려진 것에 반에
존의 모습은 너무도 작게 그려져 있다. 선생님의 얼굴 표정이 마치 공룡같기도 하고 이빨하며 손 모습,
그리고 기다란 코가 보통 선생님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너무나 다르게 그려져 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선생님의 권력이 어떤지 그 권력 앞에 아이는 한없이 작아질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내용을 보면 존의 세가지 상황과 선생님의 한가지 상황이 나온다.
첫번째 상황에서 존은 학교에 가기 위해 깜깜한 하늘에 구름이 있는 상황에서 걸어가고 있다.
그러다 악어를 만난다. 그런데 화면이 너무도 화려한 색채로 그려져 있다.
시간이 흘렸는지 유난히 커다란 해가 떠오르고 있고 악어가 책가방을 물고 있어 존은 책가방을 잡아다니느라
몸까지 젖히고 있다. 결국 장갑을 한짝 던지고서야 허겁지겁 학교로 달려간다.
그 다음 장면에서 선생님은 회초리를 들고 있고 그림만 봐도 선생님의 입이 더욱 크게 벌어져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책상마저도 색깔이 어두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존은 300번이나 잘못했다는 반성문을 쓰고야 집에 갈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사자를 만났을 때와 커다란 파도를 만났을 때도 비슷하게 보여주는데
아이만 있을 때는 장면이 화려하다. 그러나 선생님과 있을 때는 아이는 점점 작아지고
선생님의 행동은 껑충뛴다거나 입을 더 크게 벌려 점점 더 크게 화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가 벌을 받고 있는 모습도 너무 외로워 보이고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것 같다.
존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제시간에 도착한 날은 선생님이 털복숭이 고릴라에 잡혀
천장에 매달려 있다. 선생님이 내려달라고 부탁하지만 존은 “이 동네 천장에 커다란 털복숭이 고릴라 따위는
살지 않아요. 선생님” 하며 그냥 지나친다. 선생님의 표정을 보니 놀랬는지 회초리까지 떨어뜨린다.
다음날도 존은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선다.
<지각대장 존>은 볼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한다. 마치 숨은 그림찾기 처럼 ..
처음에는 그저 가볍게 넘겼는데 몇 번 봤더니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한 것일까. 물론 존이 악어나 사자를 만났을 리는 없다.
다만 다른 것을 만났을 것이다. 하지만 존은 악어나 사자를 만난 것처럼 즐거웠던 것은 아닐까?
거기에 비해 상상력이 메말라 버린 선생님의 모습은 아이의 말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거짓말로
일축해 버린다. 선생님과 존과의 관계에서 끝까지 소통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서
단지 아이와 선생님의 관계만이 아닌 아이를 둔 엄마로서 내가 선생님의 모습처럼 아이에게
대하진 않나 반성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