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정말 아! 하고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무슨 말로 내가 받은 이 느낌들을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처음에 나를 혼란 스럽게 만들었다.
난 강호쪽에도 도윤 쪽에도 속하지 않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어쩌면 그것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걸지도 모른다.
이틀이었다. 고작 이틀동안 난 정말 많은 느낌을 받았고,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됬고, 나를 되돌아 볼 수 밖에 없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눈을 땔 수 없는 소설들이 있다.
이 소설은 거기에 한가지가 하나 더 있다.
읽는 것이 아니라 읽혀 지는 것이다.
이건 분명 내가 이 소설 속 세상을 사는 학생이라는 점이 아주 크게 작용했겠지만
그래, 나는 공감하고 있었다.
강호의 상황도 도윤의 상황도 그 둘의 상황을 적절히 믹스해 놓은 것이 나의 상황.
강호를 보면서 이해가 됬고, 난 뭘 한 걸까 하는 질문이 수도없이 나를 공격했다.
참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구나 하고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다.
초반까지 나는 도윤이었다. 나도 모르게 벽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버린.
그렇지만 도윤만큼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나는 도윤도 될 수 없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색을 잃어버렸었다.
내가 정말 빈털털이가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책을 덥지 않은건
나도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둘을 응원하고 있었고, 그건 마치 나 자신을 응원하는 듯한 기분이었기 떄문이다.
그리고 계속 엔딩에 대한 마음이 커졌다.
‘제발, 제발, 제발…’
내 마음이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도윤이 피어싱을 하고, 밴드부에 들어가는 용기를 보여줬을 떄
나도 꼭 용기를 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보이던 작은 것들이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클라이막스이자, 엔딩부분.
하나를 끝내고 나면 언제나 드는 허무함 대신
무언가 벅찬 희망이 보였다.
아, 내가 찾던 책이 바로 이 책이야!
이해할 수 없던 표지도, 종 잡을 수 없던 심사평도
모든 것이 이해가 갔다.
분명 이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분명 이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초반부의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해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책이고,
벅찬 감동을 주는 책이다.
사실상 무어 그리 큰 일일까 하는 것이지만..
별 것도 아닌 것이 주는 그것은 정말 엄청나다.
많은 사람이 읽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느낀 것보다 더 강한 벅찬 이것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 책은 일반적이 나의 색을 버리고, 나만의 색을 갖게 만드니까.
희망의 책, 정말 희망의 책이다.
모범생, 날라리 이런 건 던져버리고, 많은 청소년의 손을 타서
오래 오래 남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