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라.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1 | 글, 그림 데이빗 섀논 | 옮김 조세현
연령 7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11월 3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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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가 생겼어요 (보기) 판매가 12,600 (정가 14,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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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자신의 욕구를 꾹꾹 눌러 담는 아이 카밀라. 친구들이 모두 먹기 싫어한다는 이유로 좋아하는 아욱콩을 절대 먹지 않는 아이 카밀라. 학교 가는 첫날이니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옷을 마흔두 번이나 갈아입었지만 아무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가장 이뻐 보이는 옷을 입고 거울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온몸에 온통 알록달록 줄무늬가 생긴 것이다. 나돌팔 의사선생님도 대충 연고 처방만 한 채 자연스레 없어질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다음날 카밀라의 학교생활은 끔찍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할 때는 국기 문양으로 몸이 바뀌고 친구들이 장난스레 던지는 말에 따라 몸이 휙휙 바뀌니 말이다. 줄무늬 병이 전염병이 아닌지 의심하는 다른 학생 부모들의 항의 전화에 교장선생님은 카밀라의 병이 나을 때까지 등교를 삼가주길 권유하시고 카밀라는 다음날부터 전문가들의 실험대상이 되는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나돌팔 선생을 비롯해서 주저해 선생, 따라해 선생, 왕재잘 선생, 새파란 선생을 비롯한 의사진과 한머리 선생, 난천재 선생을 비롯한 과학자들의 방문을 받지만 카밀라의 증세는 점점 심각해지고 만다. 이제 카밀라의 이야기는 온 세상이 다 알게 되고 방송국 기자들까지 카밀라의 집 앞으로 모여든다. 카밀라를 치료해 주겠다는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카밀라의 모습은 꼬리가 나고 곰팡이가 피고 뿌리가 자라며 점점 더 이상해지더니 결국 거대한 방으로 녹아들어가는 끔찍한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상한 할머니의 아욱콩 처방은 카밀라를 다시 원래의 모습대로 돌려놓게 되고 카밀라는 ‘줄무늬 병’을 앓고 난 이후 예전과 다른 모습의 아이가 된다.


친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자신의 욕구를 숨기던 카밀라는 결국 줄무늬가 생기는 희한한 병에 걸리게 되어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된다는 설정은 억눌린 욕구가 끔찍한 방식으로 표출됐을 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경고의 메시지로는 정말 딱이다. 끔찍한 모습으로 변한 카밀라를 본다면 누구나 강하게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자연스럽게 표현하라는 의미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게 하는데 데이빗 세넌의 원색적인 그림은 그 효과가 탁월하다. 원색을 사용해서 강렬한 그림을 즐겨 그리는 데이빗 세넌에게 줄무늬 병에 걸린 카밀라는 더없이 즐거운 소재였을 것이다. 작가의 그림의 특색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의 리뷰를 쓰면서 교육적인 효과나 작가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옮기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데 이 책만큼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강하게 표현하는 책을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앞표지의 알록달록한 줄무늬의 카밀라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