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고래떼를 만나고 싶다

시리즈 블루픽션 22 | 정유정
연령 14~25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7월 1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2007 문화관광부 교양도서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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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 인생에도 스프링캠프가 있다면?

 

스프링캠프라는 말이 무엇인지 몰라 사전을 찾아봤다. 프로야구 또는 프로축구에서 봄의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에 가지는 합숙훈련을 뜻한다고 한다.

 

처음에 이 글을 읽기 시작할 때는 요즘의 청소년에게는 무거운 주제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운동권의 전설적인 존재, 80년 광주항쟁, 삼청교육대, 직선제 개헌을 위한 시위 현장 모습 등등.. 하지만 청소년 대상이라선지 이런 문제들을 중심적인 주제로 내세우지 않고 이야기 속에 적절히 녹아 흐르게 했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는 1980년대 중반 독재정권 당시 친구의 운동권 형을 구하기 위한 준호의 모험을 다루고 있다. 꽤나 무겁게 다가올 법한 소재다. 그러나 트럭 위에 올라 탄, 엉뚱하다면 엉뚱하다고 할 수 있는 훼방꾼들의 등장으로 인해 그 무게의 밀도가 180도 달라진다. 청소년 소설답게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소동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1986년 8월, 어머니의 재혼으로 심란해진 준호는 친구 규환의 부탁으로 학생 운동권의 전설적인 존재인 형으로부터 해외로 도피할 수 있도록 여권과 여비 등을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약속 장소는 전남 신안 임자도. 준호는 혼자서 떠날 계획을 세우지만 느닷없이 들러붙은 불청객들 때문에 개판 여행이 되어 버린다.

 

이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결국은 종착지가 되어버린 안개섬까지의 고난의 여정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번개가 번쩍, 천둥이 우르르 쾅쾅 치고 빗발에 태풍에 진흙탕 길을 동반자가 되어 따라갈 수밖에 없다. 왜냐면 이들이 가는 길엔 이성을 가지고 생각해볼 여지가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설이 유쾌해지는 이유로는 모험이 계속되면서 아이들이 서로 화해를 해나간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서로 친하지 않다. 준호만 해도 그들을 모두 훼방꾼으로 생각하고 어떡하면 그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 기회만 노린다. 하지만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다니면서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고, 온갖 고초를 겪는 사이 그들의 마음은 통하게 된다.

 

나는 이상하게 성장 소설이 재미있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는 아직 미래가 불투명한 주인공들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한 뼘쯤 성장하고 세상과 마주할 힘을 갖게 되기 때문일 게다. 돌이켜보면 내 청소년시기도 얼마나 힘들었던가. 몸은 자라나고, 비밀을 간직하고 싶고, 호기심은 가득했던 그 시절, 하지만 처한 현실은 오로지 입시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중압감에 숨막히게 했던 그 시절. 어쩌면 작가는 그런 중압감이 가득한 청소년 시절을 통해 80년대 정치적 분위기를 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성장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는 지은이 정유정씨가 “만약 우리 인생에도 스프링캠프가 있다면?”이란 물음을 던지면서 태어났다. 지은이는 “10대는 인간 체온 36.5도보다 1도 더 높아 온몸에 열정이 들끓는 시기”라며 “인생의 본게임 전에 겪을 수 있는 온갖 모험과 여정을 이 작품 속 세 아이들처럼 세상에 직접 부딪치며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책은 흡인력이 대단하다. 그 이유가 뭘까? 어렵고 험난한 여정 곳곳에 유머라는 양념을 첨가하여 재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고래 떼가 의미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고래 떼를 만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