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와 거미와 구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언뜻 보면 ‘장남감과 동물, 신발에 무슨 공통점이 있겠어?’하며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나 싶겠지만, 이 세 가지 사물 안에는 분명 공통점이 존재한다. 요요는 실로 만든 장난감이고, 거미는 거미줄을 치고, 구두는 구두끈으로 조여 준다. 모두 ‘끈’이라는 테두리 안에 속하는 것이다.
「끈은 어떻게 생겨났지?」라는 독특한 주제의 책을 펼치지 전에 ‘정말 어떻게 생겨난 거지?’ 하고 생각해봤으나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그저 우연에 우연이 겹치고, 요즘 발명왕들처럼 아주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그분들 중에서도 생활 속에서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지닌 분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그래서 무언가를 묶고 조이는 데 유용한 ‘끈’이라는 것을 발명했을 것이라는 정도.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이 한 권인 이 책은 책장을 한 장씩 들춰나가는 순간순간 끈에 대해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펼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란다. 책 표지를 넘겼을 때 그려진 야자나무 이파리, 파피루스, 부들, 무른 생선 뼈 등을 보면 분명 책의 주제인 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짐작만 가능할 뿐, 책 제목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았다면 이게 다 뭘까 하면서 무척 궁금해 했을 것이다.
낚시를 할 때, 돛을 달 때, 연을 날릴 때, 빨래를 널 때, 팽이를 돌릴 때, 줄넘기 할 때 등 끈의 쓰임은 정말 다양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끈’ 하면 물건을 한데 모아 묶거나 주머니를 묶는 정도의 용도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세상에 ‘끈’ 없이 존재할 수 있을까 싶다.
아주 먼 옛날, 메머드가 무리 지어 다니던 그 시절, 끈 없이 물고기를 잡는다거나 동물을 잡는데 너무 힘이 들었을 그 무렵, 원시인이 밤길을 걷다 덩굴에 걸려 넘어지고 나서 ‘커다란 털코뿔소도 덩굴에 발이 걸리면 넘어지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어 올가미를 발명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그 이후로 실패를 거듭하며 끈을 이용해보려고 꼬아도 보고, 땋아도 보고, 매듭도 만들며 수십만 년을 보냈을 것이라는 작가의 글은 ‘아마도 이러이러 했을 거야!’라는 상상에 꼬리를 물게 한다.
끈이 수많은 도전과 실패 속에서 오늘날 다양한 기능을 하는 존재로 발전했던 것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아온 대단치 않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지극히 자연스럽게 제 기능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번뜩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왔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니 자질구레한 물건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게 보인다.
상자, 책장, 옷걸이, 의자, 게을러서 아직 거실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선풍기 등등… 아이와 함께 이 사물들이 지금 이렇게 우리 집에 놓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
[ 끈을 이용한 놀이 ; 운동화 끈 꿰기, 실뜨기, 인형 머리 묶기, 팽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