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참 달다~ 전래동화
비룡소에서 최근 나온 전래동화 ‘단물 고개’를 접하게 되었다. ‘단물 고개? 단물이 뭘까? 지명일까’ 하는 호기심을 갖고 동형이와 읽어 보았다. 단물 고개는 실제로 천안에 내려오는 전설이라고 하는데, 전설 속에서는 술 고개가 등장하지만 저자는 아이들에게 더 친숙한 소재인 ‘단물’로 바꿔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전체적으로 책의 종이, 색감에서 다른 전래동화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전래동화 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종이의 선택과 흑백과 강한 색감의 대비가 눈에 띈다. 물의 상징인 파란색, 총각의 욕심과 환상의 세계를 강조하는 주황색, 총각의 순수한 마음과 서민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흰색이 누런 종이 위에 덧입혀지면서 강렬하고도 아름답다.
단물 고개는 책을 읽어주는 듯한 말투와 반복적인 문장과, 중간중간 글씨 크기가 커지면서 강조되는 문장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어머니와 총각의 반복적인 대화와 중간중간 큰 글씨로 강조되는 말 리듬이 경쾌하다.
효성 깊고 착하기만 하던 나무꾼 총각이 어느날 단물이 나오는 샘을 발견하고, 단물을 팔아 돈 맛을 보게 된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어머니도 외면한 채 단물 장사에 푹 빠진 총각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샘을 더 깊게 파게 되는데…
단물 고개를 읽고, 욕심이 부른 어리석은 결과에 안타까워 하는 마음이 들면서 이후에 총각과 어머니는 어떻게 됐을까 궁금해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