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며칠 전만 해도 선풍기 없이도 지냈는데, 이제는 에어컨에 선풍기에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덥다. 여름이 되니 한솔이의 관심 곤충에 ‘매미’를 추가시키기 위해 이 책을 찾았다. 시끄럽게 울어제끼는 매미 소리가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주택가이긴 하지만 뒷산이 가까워서 별별 곤충이 다 날아들곤 하는데 매미들은 아직인가보다.
한솔아, 우리 매미에 대해서 알아볼까?
이 책의 주인공인 기름매미이다. 그동안 유지매미는 많이 들어봤어도 기름매미는 처음이라 찾아보니 같은 매미란다. 울음소리가 ‘지글지글지글’하고 들려서 기름매미라고 한단다. 유지매미와 기름매미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
이 책에는 매미의 실제 크기와 함께 모양을 자세히 알기 좋도록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수컷 기름매미가 울자 암컷 기름매미가 날아와 짝짓기를 한다. 그리고 알을 낳는다. 한솔이가 처음으로 ‘짝짓기’가 뭐냐고 물어봤다. ‘결혼’이라고 말해줬다. 5살짜리에겐 그 정도 이상은 좀 어렵겠지싶다. 짝짓기를 해서 암컷 기름매미가 알을 낳는데, 한솔이가 “엄마랑 아빠랑 결혼을 해서 한솔이를 낳았어요.”라며 제 나름대로 표현을 한다.
기름매미의 알의 실제 크기가 책 아랫부분에 그려져 있다. 그림책에는 크게 표시가 되었지만, 책 아래에 그려진 알을 보고 요렇게 작냐며 신기해한다.
나무껍질 속에서 살던 알이 애벌레가 되어 땅에 떨이지고, 개미나 거미들에게 잡아먹히기 전에 땅속에 들어가 숨는다. 한솔이는 그림책에 나오는 개미, 콩벌레, 거미 등에 관심을 가진다. 요즘 자주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개미는 무엇을 먹어요? 이것도 먹어요? 소금은 싫어해요?”인데, 이 그림을 보더니 “개미가 매미 애벌레도 먹어요?”라며 묻는다.
땅 속에 떨어진 기름매미의 실제 크기도 그려져 있다. 풍뎅이랑 하늘소가 벌써 어른이 되어 날아갔지만 매미는 아직 땅 속에 산다. 땅속에서 5년을 보낸 매미가 땅밖으로 나온다. 한솔이는 자기도 5살이라며 매미의 나이를 손으로 꼽아본다. 한솔이는 요즘 5살짜리에 관심이 많다. 매미도 5살이 되어 땅박으로 나오니 급관심모드~!!
땅밖으로 나온 매미가 날개를 달고 우리가 아는 매미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관심있게 보았다. 그동안 자주 본 것은 나비 애벌레가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는 것이었는데, 매미도 이렇게 변신을 하는구나. 하고 말한다. 자연관찰 책은 이렇게 전에 알고 있던 사실들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더 이해가 쉬운 것 같다.
조만간 매미 소리가 우렁차게 들릴 것이다. 한솔이가 즐겨 듣는 동요 중에 “낮에는 매미가, 밤에는 귀뚜라미가 시끄럽게 운다, 잠좀 자자”하는 노래가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한솔이가 그 노래를 부른다.
매미의 한살이를 제대로 짚어봤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진짜 매미를 보는 일만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