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일러가 19번지. The Outcasts of 19 Schuyler Place.
우선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소제목들. 받자마자 펼쳐 보았다.
이야기는 한 할아버지가 소녀를 데리러 캠프장에 가면서 시작된다. 손녀딸은 마거릿 로즈 케인이고 할아버지는 마거릿의 사랑하는 작은 할어버지 알렉스이다.
첫 장면부터 현란한 할아버지의 입담에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마거릿을 데리러 온 이유는, 마거릿이 ‘비협조적’인 아이이기 때문이다.
엄마아빠가 페루로 떠나고 할아버지들마저 캠프로 보내버린 마거릿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해주지 않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신에게 이것저것 하고싶지 않은 것들을 요구하는 교사에게 “그러고 싶지 않아요.”라는 말을 내뱉는다. 나라면 상상도 못할 말! 물론 난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에 틀어박혀 내가 하고싶은지 아닌지도 몰랐을 것이다. ‘종달새’란 오두막에 함께 머물던 아이들은 몇년동안 함께 이 캠프에 참가한 ‘동창들’이었고 마거릿은 그냥 방해꾼이랑 다름없었다. 아이들은 마거릿을 여러방법으로 괴롭힌다. 하지만 마거릿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결국 마거릿은 할아버지와 함께 제이크의 차를 타고 할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간다. 마거릿을 비롯해 많은 아이들은 제이크가 모자란 바보인줄 알았지만 제이크는 그러는 척 했던 것일뿐 사실 아주 멀쩡한 사람이었다. 집까지 온 제이크는 모리스 할아버지, 알렉스 할아버지, 마거릿과 함께 할아버지들의 야심작, 탑들을 구경하고 마거릿의 방 천장에 장미를 그려줄 것을 약속하고 떠난다. 아, 탑들은 할아버지들이 함께 사십오 년동안 집 정원에 만든 높다란 철제 탑이다. 마거릿과 괴짜 할아버지들, 그리고 몇몇 이웃은 이 탑을 사랑하고 즐거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거릿이 들은 청천벽력같은 소식! 역사지구로 재개발될 스카일러가를 위해 탑을 철거한다는 것이다! 마거릿은 생각한다, 할아버지들이 사십오년동안 가꿔온, 동네의 명물이자 놀이터와 크리스마스 트리이기도 했던 탑이 스카일러가의 역사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역사란 말인가. 마거릿은 탈레쿠아 캠프와 비슷한 일이 조금 더 거대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나타났다는 것을 깨닫고 탑을 구하기 위해 일을 벌인다. 탑을 사랑하는 또 다른 사람들, 피터 아저씨와 로레타 아줌마가 함께했다. 이들은 문보위를 결성하고 탑을 구하는 일을 ‘1단계-막는다, 2단계-시간을 끈다, 3단계-구한다’로 나누어 일을 실행한다. 제이크도 탑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로써 마거릿을 괴롭힌 종달새들과 카플란 선생님과 함께 이들을 돕는다. 마침내 탑을 구하는데 성공하였다. 탑은 휴대전화의 신호를 전달해줄 수 있는 안테나가 달린 탑으로 사용하게 되어 높은 언덕으로 옮겨갔다. 이제 탑의 역사를 말하는 일이 끝났다.
이 책의 주인공 마거릿이 분노하는 단어 중 하나. 바로 ‘우리’.
‘우리’라는 단어는 세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진짜 ‘우리’. 신문과 방송에서 쓰는, 즉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대표하는 ‘우리’. 왕족이 쓰는 ‘우리’.
그냥 우리라는 말이 여러 뜻으로 쓰이면서 때론 불쾌감을 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캠프장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탑을 구하려고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역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소녀 마거릿을 보며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아, 이 책은<침묵의 카드게임>에서 마거릿이 화자인 코너 케인의 이복누나로 등장하여 코너에게 여러 조언을 해주는데, 이 마거릿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쓰게 된거라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침묵의 카드게임>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