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살 속에 숨어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다.
-‘뚱보가 세상을 지배 한다‘ K. L.고잉-
주위를 한번 둘러보길 바란다.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는 노선앞 노란 노선을 살짝 넘고 서있는 것만 해도 숨가빠보이는, 키 183에 몸무게는 135킬로그램 정도 나가 보이는, 나이는 한 17살 정도인 뚱보가 전동차가 오는 걸 보면서 초조해하고 있다. 딱 표정은 자살하는 것 같기도 한데 몸은 절대 아니었다. 글쓴이의 말로는 이 뚱보가 세상을 지배할 거란다. 말도 안 된다고 경악을 하니? 절대 말이 된다.
그의 이름은 트로이 빌링. 항상 땀에 절여 사는 그이다. 운동을 해서 그렀냐고? 절대. 그는 비곗덩어리를 몸에 들고 다니며 하루를 또 살고 있다. 힘겹게. 지하철에서, 그는 자신을 구해주었다고 떳떳하게 말하며 점심을 구걸하는 살아있는 전설, 커트 맥크레이를 만나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된다. 자신과 대조적인 마른 아니 앙상한 몸, 학교나 공연장에 가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인기폭발인 그. 그러나 그도 아픔이 있다. 친엄마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새 아빠는 욕, 폭력까지 행세한다. 마약중독자인 커트를 살리고자 뚱보 트로이는 자신의 가족으로 커트를 맞이하고 전직 해병대출신인 딱딱한 아버지와 항상 깔보았던 동생 데일을 서로 이해하고 그 둘도 트로이를 믿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자신은 드럼도 못 친다던 소심 트로이는 커트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이들이 ‘레이지테크토닉’이라는 밴드를 결성하여 공연까지 하게 된다.
몸무게 135kg. 모든 이들이 다 날 보고 손가락질하는 것만 같고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도 큰 뚱보. 트로이를 처음에 볼 때 굉장히 동정심을 느꼈다. 나 또한 다른 이처럼 날씬하지도 않았고 육중한 몸에 한숨을 쉬고 주눅이 든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트로이처럼 뚱뚱하지는 않지만 이런 내 모습을 볼 때면 트로이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내가 트로이였다면 무시하는 동생과 딱딱한 아버지, 꾹꾹 눌러담은 스트레스를 못 견디고 자살을 했을까? 이미 늘어질대로 늘어져버린 살덩어리를 보고 삶을 포기해버렸을 지도 모른다. 트로이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서 다행일뿐이다. 펑범한 뚱보에서 레이지테크토닉에 드러머로….드럼도 7학년 때 이후부턴 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빛낸 건 출렁이는 살속에 자신의 노력이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진정한 드러머에 짓이었던게 틀림없다.
작가가 의도한 게 무엇이었을까. 외모콤플렉스를 벗어던져버리고 자신의 진정함을 찾아라? 인간이 아름다운 모습안에 추악한 본성이 담긴 순간을 찾아내는게 펑크록이라는거? 아직까지 갈피를 못찾고 있는 것. 커트가 진정한 펑크록에 대해 설명하기위해 음식점에서 남녀를 계속 주시하라고 했던 부분. 트로이는 찾았어도 나는 아직까지도 이해할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비웃을 지도 모르지만 만일 작가를 만난다면 책을 들고 그 부분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그래야 의문들 모두 풀리면서 나 또한 세상에게 유쾌한 반격을 날릴 수 있지 않을 까.
검기만 한 마약, 폭력, 등등 안좋은 것을 담았지만 그럼에도 희망찬 소설.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