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에 배어든 파스텔톤 물감과 먹으로 표현한 한폭의 동양화 같은 예쁜 그림책이 나타났다.
책 표지부터가 기존의 그림책들과는 다른, 세계 어느 나라의 그림책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함이 느껴지는 ‘비야, 안녕!’.
5살 아들과 같이 책장을 넘기며 보는데 ‘툭!’ 빗소리와 함께 등장한 지렁이를 열심히 쫓아가다 발견한 무당벌레에 한 번 더 좋아하
한다. 가지 위로 올라간 지렁이가 커다란 빗방울을 맞아 ‘아이쿠!’ 떨어질 땐 그 모습이 재미있어 함께 까르르 웃었다.
거기에 달팽이와 거북이까지 느림보 삼총사가 떠나는 비 오는 날의 나들이…… .
이 책을 보니 문득 우리 아들 마루가 세 살 때 어느 비 오는 봄 날 노란 장화를 신고 뽀*로 우산을 쓰고 함께 산책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이가 아닌 어른들도 어린 시절 비 오는 날의 아름다운 추억 하나씩을 떠올리게 하는, 곁에 두고 한 번 씩 펼쳐보면 좋을
것 같은 그림책이다.
‘비야, 안녕!’ 만나서 참 반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