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읽지?” 가 아닌 “뭘 볼까?” 싶은 그림책을 만났어요.
2008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은 염혜원 작가의 그림책 『어젯밤에 뭐했니?』.
아이가 먼저 보고 “엄마, 재미있어.” 해서 건데 받아든 책인데 표지에만 글씨가 있고 책 안에는 글자가 하나도 없었어요.
거친 선과 복잡하게 섞인 어두운 색들이 책의 우울함이 절로 느껴지더라구요. ㅡㅡ;
아이가 무서운 꿈을 꾼건가?! 한장한장 넘겨가며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또 보고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우리가족 모두가 보고 책 읽어주기 놀이를 하기로 했답니다. 각장의 생각과 느낌이 담긴 동화가 읽어주기 시간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도 지어주고 페이지마다 느낌과 생각을 넣어 이야기를 했어요.
각각 다른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 질 것 같아요.
엄마인 저는 그림책 첫장 그림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요. 우울한 표정에 포크를 들고 접시엔 야채들이 가득한걸 보니
우리집 밥상을 보는것 같더라구요. 힘없이 올라가는 소녀의 무거운 발걸음과 애처롭게 누워잠든 아이를 보니
우리아이도 나와의 갈등에서 많이 힘들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지막 페이지에 엄마에게 와락 안기는 소녀를 보며 화해의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가르침도 받았답니다.
책을 먼저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책소개를 보니 더욱 가슴에 와닫는 사랑스런 책이네요.
말하지 않아도 글자를 보지 않아도 충분희 느껴지고 감동이 전해오는 그림동화의 만남으로
나와 아이 우리 가족에 대한 무관심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꿈속에서도 자라는 아이를 위해 잠에서 깨면 아이를 꼭 안아줘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