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2학년인 울 딸은 1학년인 작년과 달리 친구들간의 문제를 더 많이 엄마한테 얘기해 줍니다.
한살 더 먹었다는 세월의 흐름도 있으려니와 유치원때 친구들과 별 문제없이 티격태격 장난스레 지냈던 것과는 달리 자신만의 best friend가 생기고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들의 부류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시점인 것같죠.
울 딸이 best friend라고 생각하는 그 친구또한 내 아이를 best friend라고 생각해줄지 의문이지만 하여튼 아이가 좋아하니 엄마또한 무시 못할 감정이더라구요.
best friend에 대한 기쁜 마음뿐아니라 때론 서운한 감정을 비치는 딸을 위해
<남자애들은 이상해!>라는 친구들간의 심리상태를 다룬 책을 추천해 줘봤어요.
내 딸이 아직 남자,여자같은 이성적 감정에 무지하긴하지만 좋아하는 친구에 대한 감정을 다룬 내용이다보니 또래의 심리상태를 읽을 수 있어 책 읽는 속도가 엄청나더라구요.
엄마가 봐선 그다지 모르겠는데 ㅎㅎㅎㅎ 동감이 가나봐요.
컴퓨터 수업시간, 이사벨은 귓전에 흘려듣던 소리에 신경을 쓰다가 그것이 자신의 소중한 다이어리 속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된다.자신의 가방을 확인한 이사벨은 꽥 소리를 지르고 다이어리를 돌려달라하지만 남자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돌려가며 이사벨의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편으로 나뉘어 이사벨의 소중한 다이어리 쟁탈전이 벌어지고 나중엔 이 층 창문밖으로 던져지게 되고 그것때문에 남자아이들은 선생님께 혼나게 되고 오스카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사벨의 걱정어린 심리가 자세하게 그려지는 내용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어렸을적 이런 감정으로 이성을 대한 적이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이 성숙한 탓인지 이런 감정을 느끼는 연령이 좀 더 어려진듯하여 참 미묘한 감정이 일더군요. 내 아이가 아직은 여자친구끼리 잔잔하게 느끼는 감정을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이사벨이 느끼는 것처럼 좀 더 복잡하고 같은 동성친구가 아닌 ‘이성의 친구에게 느끼겠구나~’미래의 일이 그려지면서
은근히 걱정도 되었답니다.
이사벨이 집에 계신 엄마를 제쳐두고 친구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자기들끼리 감정을 공유할때
이 책을 읽는 딸의 입장에서는 너무 당연할듯 여겨졌으나
솔직히 엄마의 입장이라 왠지 서운한 감정이 일었답니다.
아직은 2학년 딸아이나 6살 아들이 엄마와 아빠에게 꼬치꼬치 얘기하고 항상 함께하지만
언젠가 우리 아이들도 부모보다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해결할 날이 올거라 생각하니
아이리스와 죠이같은 좋은 친구들을 사귀어 바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랍니다.
이사벨이 생각하는 것처럼 오스카도 이사벨을 좋아하는 감정은 꼭 자신의 일이 아니여도
‘동감’이라는 형성대를 이룬 것같아
읽는 아이에게 기쁨을 안겨주었답니다.
복잡 미묘한 이사벨의 심정묘사또한 친구들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하나씩 실타래 풀듯
풀려나갔고 혼자 끙끙 앓는 답답한 심리보다 세상엔 누군가 함께 공유할 친구가 꼭 있다는 힌트를 주는 듯하여 유쾌하더라구요.
남자와 여자는 몸의 생김새부터 다르고 생각하는 것, 관심 분야가 다릅니다.
그렇기때문에 서로의 기분을 알아가려 시행착오도 겪게 되고 하여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함께하는 친구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오스카와 이사벨의 기쁜 결말을 많은 친구들과 나누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