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공룡]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참 실감나게 본적이 있는데 그 다큐를 연출한 사람이 쓴 책이라니 괜히 애국심인지 호기심인지 모를것이 일어 책을 받아 들었는데 책의 두께가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글밥이 많은것도 아니고 줄간격도 넓고 시원시원하게 책장이 넘어가 어느새 다 읽어버렸다. 무엇보다 대홍수 이후 인간과 공룡이 공존한다는 새로운 소재가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아닌 인간이 공룡을 길들여 운송수단으로 쓰거나 주인공의 애완공룡 미크로랩터처럼 앵무새나 구간조같이 말을 할 줄 아는 공룡이 있는가 하면 공룡학교가 있어 공룡전사 수업을 받고 공룡배틀을 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꽤 인기 있을듯하다.
주인공 한 빈은 다른 아이들보다 몸도 외소하고 수줍음이 많은 내성적인 아이지만 공룡전사를 꿈꾼다 . 하지만 빈은 입학시험에 떨어져 깊은 절망감에 야생의 숲으로 마구 달려 가게 되고 그곳에서 상처입고 두려움에 떠는 하얀 공룡을 만나 교감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엄마 공룡을 찾아 인간 세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하얀공룡을 도와주려 공룡전사가 된다. 이 책의 다소 특이한 소재중에 하나가 바로 이 공룡과의 교감이 아닐까 싶다. 사실 말하는 애완공룡도 신기하지만 서로 눈빛만으로 아니 그냥 생각만으로 교감이 이루어진다니 어쩌면 동물의 분류에 속하는 인간은 원래 동물들과 교감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비록 입학시험에 떨어졌지만 자신처럼 공룡전사가 되고 싶어 했던 아버지를 통해 공룡전사였던 할아버지를 찾아 제자가 되어 공룡전사로서의 수련을 시작하게 되는 한빈. 하지만 아버지의 꿈을 반대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서로 안 보고 산 세월이 너무 길다. 물론 공룡전사가 되어 활동 하다가 스무살이 되면 공룡과 교감이 끊겨 헤어져야 하는 아픔때문에 아들은 그런 고통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반대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좀 섣부른 판단이다. 아들은 아들의 삶이 있으므로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공룡전사가 되어 공룡배틀을 하는 현장에서도 서먹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사이는 좁혀지지 않는다. 그 반면 한빈은 가상으로만 대결을 펼쳤던 공룡배틀의 실전에서 궁지에 몰린순간 놀라운 힘을 발휘해 모든이들에게 전설의 공룡전사가 회생한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 결승에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만 호시탐탐 하얀공룡과 한빈을 공격하는 검은 안경에 의해 결국 결승을 앞두고 잡혀가게 되는데 이 순간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관계도 개선이 되고 하얀공룡이 찾고 있던 엄마 공룡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위기에 처한 순간이면 늘 도와주는 존재인 여자친구 테살리카와 미카는 중요한 조연이다.
공룡배틀의 상황에서 각기 공룡들의 약점을 찾아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을 극복해내는 장면은 실제 공룡들의 대전을 보는듯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어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것만 같고 하얀공룡의 위기에 대처하는 놀라운 능력은 엄마를 만나면서 그 잠재력이 눈을 뜬다. 결국 모든것은 과거 자신이 최고의 공룡전사가 되지 못했던 한 사람의 욕심에 의해 초래된 것이며 그와는 달리 진정한 공룡전사가 되려 했던 손주에 의해 그의 악행은 낱낱이 밝혀지고 만다.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자식에게 혹은 손주에게 이루게 하려 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누구나 스스로의 꿈을 선택할 권리가 있고 비록 실패하더라도 온전히 본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비록 나약하고 내성적이지만 자신의꿈인 공룡전사가 되기 위해 끈임없이 도전했던 한빈을 통해 우리 아이들 또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당차고 소신있는 아이들로 자라주면 좋겠다. ‘ 또한 어려서부터 공룡을 좋아했던 아이들이라면 더 많은 상상을 해볼 수 있는 멋진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