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도둑 – 두둑? 수호천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11년 11월 11일 | 정가 9,500원

9년동안 내집을 자기 집처럼 드나든 사람이 있다.  집주인은 그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올초였던가?  일본 어느 마을에 주인모르게 숨어사는 여자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긴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어떻게 9년동안 자기집 처럼 드나들 수 있고, 그사람은 누구일까?  제목에서 벌써 주인공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김이 빠졌을 수도 있지만, 이 특별한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자.

 

 

 

 

작업철칙 1. 물건이 없어진 것을 눈치챌 가능성이 있다면 취득하지 않는다.  2. 고객은 반드시 기혼이어야 하고, 자녀, 가사도우미, 개가 없어야 한다.  3. 지나치게 부유한 사람, 지나치게 가난한 사람,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은 절대 안된다.

 

무슨이야기냐고?  특별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특별한 도둑, 마틴이 세운 작업 철칙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도둑도 이런 도둑이 없다. 다이어트 콜라 한병, 뼈 없는 닭 가슴살 500여 그램, 아보카도 한개, 당근 여섯 개, 풋고추 한개, 방울토마토 약간, 양상추 반통, 우표 한 묶음(p.83)이 고객에 집에서 마틴이 가져온 물건들이다.  이렇게 지지한듯한 물건들을 어디에 쓸까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6개월에서 1년동안 다이아 귀걸이를 한짝씩 가져오기도 하고, 가방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리고는 중년의 부인이 되어 이베이에 물건을 판매를 한다. 

 

머리도 좋을 뿐더라, 이렇게 꼼꼼한 인물을 본적이 없다.  자신이 세운 철칙은 무슨일이 있어도 지킨다.  그러니, 9년동안 단 한번도 실수를 한적이 없다. 아무리 내눈에는 좀도둑이지만 말이다. 마틴은 자신을 철저한 프로페셜로 인식하고 있으니 좀도둑이라 말하기엔 어패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마틴의 사업에 위기가 찾아온다.  고객집에서 전동칫솔의 칫솔모를 변기통에 빠트린것이다.  그게 뭐가 위기냐고?  그런말을 한다면 마틴의 얼굴의 변화를 만나게 될것이다.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고객이 변기통의 빠졌던 칫솔로 칫솔질을 하는것을 생각해 보라.

 

그럴수는 없다.  사랑하는 고객을 위해서 칫솔을 바꿔야한다.  이렇게 마틴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객집에서 물품을 취득하는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의 어려움을 아무도 모르게 도와줘야 한다.  고객들이 마틴을 먹여살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도둑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소설 속 펄부인의 말처럼 마틴은 자신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수호천사같은 존재였다고 해야할까?  아니, 각설탕 한조각을 빌려오던 마루밑 아리에티 같은 요정으로 표현할수 있을까.  마틴이 그런 일을 해야만 했던 처음의 이야기는 그럴수도 있으려니 했지만, 그가 말하고 있는 프로페셔널한 직업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외로운 운둔형 인간, 마틴이 친구였으면 좋겠다.  이런 사람이 왜 친구가 한명밖에 없었는지 모르겠다. 다정다감하고 똑똑한 마틴.  로라를 만나고 쓰기시작한 소설처럼 마틴의 재능이 펼쳐지길 바란다. 물론, 로라와의 예쁜 사랑과 함께 말이다.  표지의 일러스트처럼 철장속에서 앵무새한마디를 어깨위에 앉히고 뛰고있는 도둑.  그 아저씨가 철장을 뚫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뛰어가길 원한다. 인생은 어떻게 움직일지 아무도 모르니 말이다.  어쨌든 열심히 뛰자.  마틴의 인생이 이렇게 펼쳐질지 누가알았겠는가?  그냥, 열심히 달려보는 거다.  제대로 된 길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