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유독 9시 뉴스가 끝날 때 나오는 날씨 예보를 참 좋아합니다.
날씨 예보에서는 상세 날씨 외에도 우리 나라의 절기도 표시하면서 날씨와 접목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요.
입동, 소설, 대설, 동지 등 하나같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꼭 질문을 하기때문에 엄마는 미리미리 절기에 대한 답을 머리에 넣고 있어야 하죠. ^^
이날도 어김없이 동지에 대해 묻습니다.
“엄마, 동지가 뭐야?”
‘옳지!’ 저는 기다렸다는 듯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을 내밉니다.
이 책은 비룡소의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로 동짓날, 팥죽을 찾아 나선 엉뚱한 꼬마귀신 단단이의 아슬아슬한 모험담을 유쾌하게 펼쳐놓은 책이에요.
권말에는 동지에 대한 풍습에 대해서도 아주 잘 풀어놓아 엄마의 단답형 설명보다 백배는 유익해서 정말 좋은 책읽기였지요. ^^
“팥죽 먹고 싶어요! 팥죽!”
“팥죽은 안 돼! 귀신이 무슨 팥죽이야!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무서운 게 팥죽이라고!”
엄마의 호통도 소용없어요.
“나쁘다고? 무섭다고? 상관없어. 꼭 먹어 봐야지. 닥 한 번이라도!”
팥죽을 먹고자 하는 귀신 단단이는 단단한 결심을 하고 팥죽 냄새를 따라 마을로 내려가고 말았어요.
팥죽 냄새를 따라 도착한 은곰이 집에서는 팥죽을 대문, 담장, 기둥에 뿌려 놓고 있어요.
팥죽을 발라 놓아야 귀신을 막을 수 있거든요.
귀신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는 팥죽 이야기에 단단이는 더럭 겁이 났지만 그먕 물러서고 싶지 않았지요.
단단이는 은곰이를 따라 팥죽을 먹으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지만 귀신을 쫓는다는 팥죽의 효과때문인지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며 실패하고 말아요.
넘어지고, 다치고, 춥고… 꼬마 귀신 단단이가 제대로 혼쭐이 납니다. ^^
나이만큼 넣은 하얀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먹은 은곰이가 아빠와의 씨름에서 이기자 단단이는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은곰이 친구 장수가 팔씨름에서 이기자 단단이는 이제 다리까지 후들후들 떨려옵니다.
꼬르르륵…… 배까지 고파온 귀신 단단이는 결국 팥죽을 쫓아디니다 지쳐 집으로 돌아오고 말아요.
“팥죽…… 팥죽…….”
귀신 단단이는 팥죽을 먹고 싶다며 엄마를 졸라대며 떼를 씁니다. 하필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밤에요. ^^
팥죽을 무서워하는 귀신이 아니라 팥죽을 먹고 싶어 하는 꼬마 귀신 단단이. ^^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귀신 단단이 덕분에 이야기가 더 흥미롭습니다.
단단이를 따라가다 마주친 동짓날 마을 풍경은 마치 동짓날 풍경 속에 내가 들어온것만 같은 느낌까지 들어요.
재미난 입담, 재미난 그림, 재미난 모험!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동짓날 다양한 풍습들과 귀신을 쫓는 의미가 담긴 팥죽까지 구수하게 맛보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