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주인공의 형,해철의 시각으로 썼다면 어땠을지 궁금하고 더 재미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에서도 보면 알겠지만 직업이 ‘감정 설계사’ 이니 만큼 아이들의 감정을 잘 파악했을 것같고, 어른으로써 마음 속으로 느끼는 생각이 글에 표현되었다면 전지적 시점보다도 흥미로웠을 것이다. 김려령 작가는 글을 쓸 때 60%를 현실에서 가져온다고 하는데 그만큼 등장인물들이 내 주변 사람들과 오버랩되어 다른 글보다 공감도 훨씬 많이 되어 좋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머릿 속에 떠올렸던 건 ‘결과 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나의 생각이다. 사실 도둑이란 것은 나쁜 시선을 받아야 마땅한데 주인공 ‘해일’은 오히려 동정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나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데 해일이 지금 무언가를 훔치는 것은 흥미나 생계를 위함이 아니라 그저 어린 시절부터 받은 외로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아빠와 살고있는 ‘다영’ 또한 마찬가지다. 어릴 적부터 어른들이 다영에게 관심을 안주었기 때문에 친아빠에게 모진 말을 쏟아붙고 집을 난장판을 만들고 새아빠에게 정을 안 주는 것도 다 일리가 있는 것이다. 왕비의 거울을 가진 ‘미영’도 책에선 안나왔지만 분명 그렇게 된 사연이 있을 것이다. 나는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이 더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정말 성악설이 맞는 말이라면 등장인물들은 태어나서 부터 옳바르지 못한 교육을 받았거나 그런 교육 조차도 못받은 사람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주위에 있는 악한 사람들을 보고 무작정 욕을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원하지 않았지만 자라온 환경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더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기를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