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꿈꾸기를 간절히 바랐던 어린 소년. 그 소년이 가슴 속 별을 찾아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 책은 20세기 가장 유명한 시인 중 한명인 파블로 네루다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네프탈리는 누구보다 공상하기를 좋아하는 소년이다. 비록 허약한 몸 때문에 방안 창문으로 바깥 세상을 구경해야하는 날이 더 많았지만 무엇도 네프탈리의 상상을 멈출 수는 없었다. 사실 네프탈리의 공상과 꿈을 방해하는 것은 허약한 몸이 아닌 바로 소년의 아버지였다. 자식의 편에서 아이들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응원하기보다는 자신의 뜻을 강요하기만하는 아버지의 강압적인 태도로 인해 네프탈리는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자유를 갈망한다. 이는 네프탈리의 형 루돌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루돌프의 노래에 대한 꿈과 재능은 번번히 아버지에 의해 짓밟히고 이런 권위적인 아버지의 모습에 아이들은 점점 두려움을 느낀다.
네프탈리의 아버지에게 꿈은 현실을 방해하는 쓸모없는 존재에 불과하다. 노래를 잘 부르거나 글을 잘 쓰는 건 칭찬 받아야 할 일이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는 그는 늘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며 현실적인 잣대로만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이런 네프탈리의 아버지를 편협한 시각을 가진 어른이라 비난하기에 앞서 지금의 어른들은 어떤 모습인가 생각해봤다. 과연 아이의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는 어른들이 얼마나 될까? 네프탈리의 순수함에 감동받기보다는 어리석음으로 치부하는 그의 아버지처럼 많은 어른들이 영악하고 약삭빠르지 못한 아이들을 질타한다. 현실을 살아가는데 순수함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이들의 놀림과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간다. 사람들 앞에서는 늘 주눅들어 더듬더듬 말하지만 글로는 누구보다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는 네프탈리는 올란드 삼촌이 운영하는 신문사일을 도우며 점차 성장한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잘못된 행동도 서슴치않는 어른들과 달리 약자의 편에서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행하는 정의로움을 배우고, 완력 앞에서도 결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굳은 심지를 다진다. 네프탈리는 끝내 아들의 꿈을 지지할 수 없는 아버지를 위해 파블로 네루다라는 가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파블로 네루다의 시는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별이 되었다.
그는 어떤 환경에서도 글을 썼다.
코딱지만 한 방에서 살 때도, 먹을 것을 살 돈이 거의 다 떨어지고 너무 추워서 아버지의 망토와 마마드레의 담요에 대고
절이라도 하고 싶었을 때도, 친구 하나 없이 자기 안에 깊이 빠져들 때도, 실연을 당했거나 다른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때도,
대학에서의 정치나 자기 나라의 정치에 동의하지 않을 때도 글을 썼다.
그는 썼다. 이름은 바꾸었지만 그의 역사는 그와 함께, 그의 글쓰기로까지 갔다.
P.344~345
아이들의 꿈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밤 하늘을 빛내는 별이 아이들에게로 날아오는 순간 아이들은 저마다의 꿈을 가슴에 품는다.
아이들에게 있어 꿈은 돈을 많이 벌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게 아니다. 그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뿐이다. 어떤 아이는 노래를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또 어떤 아이는 상상 속에 빠져 글을 쓰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느낀다. 아이들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돈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그렇기 때문에 부자가 되는 것만이 가치있는 꿈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이 단순한 진리를 어른들은 알지 못한다. 아니, 모른척 한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어른들에게 있어 꿈은 별이 아니라 현실이다.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직업을 갖기를 소망하는 부모,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부모를 무조건 틀리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의 꿈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해줄 수는 없을까.
오로지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주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틈에서 아이들이 잃어가고 있는 것은 어쩌면 꿈만이 아닐 것이다.
할 수있다는 자신감과 꿈을 위해 흘리는 땀방울의 가치, 세상과 부딪히는 용기… 인생에 있어 무엇보다 소중한 이 모든 것들이 어른들의 욕심으로 멀어져가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금 생각해보며 강압과 통제가 아닌 이해와 격려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의 별을 찾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어떻게 정부가 자기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글로 썼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체포할 수 있을까?
모든 작가들은 정부의 믿음만을 전달해야 한단 말인가? 작가가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면 반역자로 간주될 수도 있단 말인가?
두 가지 관점이 한 개의 관점보다 더 낫지 않은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이 스스로 마음을 정할 수 있게 해 주는 편이 더 낫지 않은가?
네프탈리는 대답할, 옹호할, 싸워야 할 긴급한 필요성을 가슴 가득 느끼며 일어서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P. 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