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9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래서 얼마나 재밌으려나 하고 책을 펼쳤다.
아이들 입장에서 읽으면 깔깔대며 웃을 만큼 재밌는 한 초등생의 좌충우돌 학교생활의 기록이었다.
특히 작가가 자신이 쓴 글에 곁들여 그린 만화삽화들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보조역할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기발한 장치였다. 촌철살인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아이는 책을 다 읽고나서, 이 책에 나온 만화들만 따로 몇 번씩 펼쳐보며 신나게 웃곤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의 단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하루동안 벌어진 일이 너무 장황하게 늘어져있어서
한참 읽다보면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 하고,
이 얘기가 저 얘기고 저 얘기가 이 얘기인
그만그만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책은 아무리 두꺼워도 금방 읽히기 십상인데
이 책을 완독하는 데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이다.
미국과 한국의 정서가 다르고, 아이와 어른의 감수성이 달라서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책의 말미에 있다.
어느 나라에서든 빅처럼 원치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학교생활이
엉망이 되버려 억울해하는 아이는 있으리라.
하루에 벌점 카드를 일곱 장이나 받을 만큼 엉망으로 꼬였던 하루를 반성실에 가서 마무리하던 빅은
알고보니 자신이 벌점 카드 하루 최다로 학교에서 모두를 압도하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에 기뻐하며
‘나는 참 희한할 정도로 운이 좋다니까’하면서 글을 맺는 부분에선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나름 억울할 일이 산더미인데, 자신은 운이 좋다며 싱긋 웃는 모습이 정말이지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이다.
벌써 2권이 나왔다니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