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지 않은 청소년 소설이다.
왕따, 빵셔틀, 자살, 학교폭력..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라, 그 이야기들이 자세하기도 하고, 지금도 일어나는 일들이라 더욱 불쾌하다.
왕따를 당하던 학생이 결국 자살을 하고, 왕따가 된 이유도, 왕따를 하는 이유도 마음이 아파 책을 읽는동안 얼굴이 홧홧해진다.
한 번 찍히면 끝이야. 내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안심됐어. 솔직히 눈물 날 정도로 고마웠어. 찍히는 건 걔 운명이야. 그러고 나선 어떻게 할 수 없어. 누가 도와줄 수 없는 일이야. 체육복 감춘 건 그래, 어쩔 수 없었다니까. 나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까지 당한다니까.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어. -p.213
“오유리 같은 애는 수도 없이 생겨날 거야. 밟히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밟아야 하는 걸 애들은 알거든.“
“왜? 왜 그래야만 하는 거야? 왜 꼭 누군가를 짓밟아야 하는거지?”
“한송이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대답했다.
“나도 몰라. 하지만 우리 그렇게 배우지 않았니? 살아남으려면 약한 것들을 밟고 올라서야 한다고.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잖아. 그렇게 가르쳐 주고 이제 와서 잘못했다는 건 너무하잖아.” -p.244~p.245
그랬을 것이다. 왕따는 어떻게든, 누구든 생겨날 것이고, 그 아이들을 함께 괴롭히지 않으면 혹시 다음 타깃은 내가 될까봐 두려울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동참했다가, 나중엔 열을 올려 괴롭힐 것이다. 그리고 그 왕따가 내가 되지 않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괴롭힐 것이다. 왕따나 학교폭력의 정답은 없을 것이다. 대신, 누구든 내 이야기를 들어줄, 내 이야기를 함께 나눌 친구 혹은 멘토가 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낫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권해야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