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난책읽기가좋아3단계] 내 머리에 햇살 냄새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1월 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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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책읽기가 좋아 3단계 

 

 

유은실 글 이현주 그림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 3단계 내 머리에 햇살 냄샌는 모두 4개의 단편으로 되어있다.

 

그 중 세번째 이야기 내 머리에 햇살 냄새는 가장 짧은 단편이지만 동시같은 느낌의

이쁜 이야기다. 반지하에 사는 예림이네는 햇살 좋은 날 빨래도 널고, 신발도 널고, 이불도 널고,

할아버지도 널고, 마음까지 넌다. 짧은 이야기지만 이모와 할아버지와 반지하 2호에 사는

예림이는 그리 풍족해보이지도 않고, 엄마,아빠이야기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평범하지 않은 가정형편인걸 짐작할 수 있지만 햇살 좋은 날 온가족이 평상에 누워

햇살에 몸을 맡기는 장면만으로 행복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 좋았다.

햇살 좋은 날이면 빨래만 널어도 맘 한쪽이 개운해지는데

온가족이 온몸과 마음을 햇살에 널었으니 얼마나 개운하고 행복했을지

생각만해도 웃음이 났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바쁜 일상에 쫓겨 우리가족도 햇살 좋은 날이면

따뜻한 시간을 골라 산책을 나가곤 한다. 

집앞 놀이터에도 가고 좀 더 걸어나가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기도 한다.

예림이네 처럼 평상에 몸과 마음을 널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바라기를 하며 산책을 하고 나면 모두 마음에 조금의 여유가 생겨

좀 더 관대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팍팍한 일상, 햇살 머금은 하루를 또 기다려 본다.

 

도를 좋아하는 아이나, 백일떡, 기도하는 시간은 평범한 소재는 아니었다.

예사롭지 않은 친구 지수때문에 고민하다 그 친구를 초대하게되는 현우.

현우의 엄마는 지수를 불러 ‘도’로 눌러 주겠다고 하지만

자신에게 편견을 가진 어른들이 대하는 태도라며 시무룩해지는 지수를 보고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 다시 고민에 빠진다.

 

백일떡은 늦둥이 동생을 시샘하는 언니의 이야기.

낯가림이 심한 지민이는 아픈 동생이 낫길 바라며 백일떡을 돌리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일이지만 낯가림 심한 지민이에겐 엄청난 도전이었던 백일떡 돌리는 일,

우여곡절 끝에 떡을 다 돌리지만 동생이 낫길 바라는 마음과

부모님의 편애때문에 괴로운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민이.

 

두 이야기는 어떤 결론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야기속 주인공의 감정과 고민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아이도 나도 책 읽은 후 많은 이야기를 하게 해주었다.

특히 백일떡은 5살 차이나는 동생때문에 짜증을 내다가도 다시 동생을 찾으며 함께 노는

울 아들의 심리와 비슷해서 읽는 내내 아이의 표정을 살펴보았는데

심각하게 공감하는 표정이라 웃음이 났다.

 

마지막 이야기 기도하는 시간은 집에 아이스크림을 사서 오신 전도사님께서

아이스크림이 다 녹도록 기도를 하시는 이야기인데

실제 작가님의 경험이 들어간 이야기라 그런지 그 과정이 재밌게 풀어져 있어서

울아들 아이스크림 녹는 것에 감정이입을 얼마나 하시는지 ^^

그래서 더 재밌었던 이야기다.

 

한글을 알긴 하지만 아직 혼자 책읽기가 안되는 아이라 엄마가 읽어주는데

단행본의 경우는 그림보다는 글이 많지만 집중해서 잘 듣는 걸 보면 참 기특하다.

난 책읽기가 좋아 3단계는 책읽기와 글쓰기에 길잡이가 되어 주는 동화인만큼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주제들로 엮인 것 같다.

여전히 생각을 표현하는데 서툰 아들이지만 책읽는 재미를 느끼기에는 좋은 책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