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책읽기가 좋아 3단계 : 초등학교3·4학년을 위한 읽기시리즈-65 내 머리에 햇살 냄새
한국 단편 동화의 햇살 유은실이 4년 만에 내놓은 단편집
유은실 작가님의 햇살책과의 첫만남은 비오고 바람불고 우중충한 수욜(11/28)이었어요.
기다리던 책이기도 하였지만 비오는 날 받아보니 한줄기 햇살을 만난 것처럼 더 반갑더군요.
게다가 단편 동화 네편이 친근하고 멋진 그림과 함께여서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네편 모두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글 흐름이 매끄럽고 술술 읽혀지는데다가
책읽는 재미는 물론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어 좋았네요.
햇살책 한권에서 네편의 단편 동화로 각기 다른 감동이 네배로 다가왔답니다.
1. 도를 좋아하는 아이
3학년이 되어 지수와 현우는 같은 반이 되었어요.
지수는 나도, ~~도를 남발하며 현우를 귀찮게 하네요. 그래서 도를 좋아하는 아이, 도통한 아이지요.
현우는 지수가 남발하는 도로 인해 지수가 똑똑해도 이상하게 똑똑하다, 그래서 좀 귀찮다 라는 생각으로
짝을 바꿀 생각을 하지만 지수와 엄마의 도에 대한 신경전을 보고 생각이 달라져요.
도를 좋아하는 아이 지수를 보며 나도 저랬었던 적이 있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자주 시시콜콜한 일까지 끄집어내며 도를 애용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되어서 반갑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런 행동이 상대방을 많이 귀찮게 하고 힘들게 할 수도 있구나 라는 반성도 해보았네요.
2. 백일 떡
잘하는 것도 없고 낯가림이 심해서 낯선 사람앞에선 말도 못하고 무서워서 도망가기 바쁜 성격인 지민이.
하지만 늦둥이 동생의 백일 떡을 돌리며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낯가림이 많이 없어졌어요.
마지막에 떡을 다 돌리고 알 수 없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아마도 혼자서 해냈다는 스스로의 대견함에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주어진 힘든 상황을 겪으며 이겨내면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거지요.
3. 내 머리에 햇살 냄새
이모, 할아버지와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살고 있는 예림이.
오랫만에 보는 환한 햇살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모습들이 정말로 행복해보입니다.
실제로 햇빛을 쬐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는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하지요.
이번 이야기는 시를 읽는 느낌이 들었어요. 본문 속 좋은 문구들이 있어서 적어보아요.
네 머리카락에서 햇살 냄새 난다.
머리카락도 햇살에 널었나 봐요.
네 얼굴도 널어라.
이불처럼 널어라. 이 햇살 속에, 이 바람 속에.
네 마음도 널어라.
신발처럼 널어라. 마음 끈을 다 풀고, 속이 보이게 널어라.
눈부신 햇살 하나로 호들갑떨며 행복해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고
햇살 가득한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이 따듯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우리가 사는 집은 아파트 18층 남향이라서 햇살 좋은 날은 거실 한가득 햇살이 오래 머물러요.
지금같은 겨울에는 12시반에서 2시반까지가 피크지요.
아이랑 햇살 좋은 날 옆옆이 누워 해바라기를 해봐야겠어요.
4. 기도하는 시간
아이스크림을 앞에 두고 전도사님이 기도를 들여요. 기도하는 시간이 길어도 너무 길었지요.
전도사님의 기도와 선미의 기도는 달랐고 눈물의 의미도 달랐어요.
그리고 아이스크림의 변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 열 살 선미의 마음이 잘 표현되었고 공감도 많이 되었어요.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어떤 상황때문에 못 먹는 심정표현이 마치 내일인양 생각되어
전도사님의 기도의 끝은 어디인가 궁금해하며 읽었네요.
네편의 동화로 재미와 감동도 네배인 햇살책.
저는 책 속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의 기억을 꺼내볼 수 있어서 마음이 흐뭇했네요.
우리 아이들도 자기 이야기인양 책 속 주인공에 동화되어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촉촉해지면서 책읽는 즐거움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