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비슷한 책 2탄
우리의 전래동화 중에 흥부와 놀부, 혹부리 영감이 있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한 사람은 착하고 다른 한 사람은 나쁘다. 착한 흥부는 다친 제비다리를 고쳐주어 부자가 되고, 나쁜 놀부는 일부러 제비다리를 부러뜨려 죄를 받는다. 착한 혹부리 영감은 도깨비들이 노래주머니라며 혹을 떼가고 나쁜 혹부리 영감은 도깨비들이 노래주머니가 아니라며 착한 혹부리 영감의 혹까지 붙여준다. 콩쥐 팥쥐는 신데렐라와 비슷하고 ^^
스위스 테신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바람이 휙 바람이 쏴: 숲의 요정들이 들려주는 꼽추 형제 이야기’ 숲속에서 겪는 형제의 특별한 이야기.
너무나 비슷하게 생겨 쌍둥이처럼 보이는 레오와 메오 형제는 꼽추다. 형 레오는 친절하고 동생 메오는 거칠다. 산 너머 마을의 지붕을 수리해야 하는데 레오는 봄에 다녀왔기에 메오게 다녀오라고 하지만 메오는 귀찮다며 형에게 다녀오라고 한다. 할 수 없이 레오는 개와 함께 숲속으로 들어간다. 땅에 떨어진 밤을 줍고 나뭇가지가 부러지지 않게 조심하고 개미들을 피해가고 그렇게 걷다가 밤이 깊어 산 속에서 잠이 든다. 괴상하게 생긴 두꺼비를 보고도 ‘눈이 예쁘구나’라고 말 할 수 있는 레오.
레오가 잠들자 숲의 요정들은 레오를 관찰하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를 한다.
뒷 이야기는 생략.
그림이 좀 거친 느낌이 나는데 아마 두 사람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이런 그림을 그렸나 싶다. 어떤 상황을 만나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레오와 정 반대로 투덜거리는 메오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대로 하면 되고’의 말도 떠오르고 긍정적으로 살면 내 얼굴도 더 예뻐지겠구나 싶다. 권선징악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그림책을 보면서 동양과 서양은 거리도 멀지만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싶다. 아이에게 주로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렇게 닮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도 솔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