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라는 시리즈를 딸아이도 나도 무척 좋아한다.
유치원때부터 읽은 1단계, 1-2학년때 많이 읽은 2단계, 이제 3학년을 앞둔 시점에서 점점 더 재미를 알아가는 3단계까지..
외국 작가의 번역책도 좋고, 다양한 국내 작가의 글도 만나 볼 수 있어 좋다.
어른인 내가 아동 문학을 좋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내 마음속엔 미처 자라지 못한 어린 시절의 나도 있는 법이니까..
얼마전 한 강연회에서 유은실 선생님을 만났다.
책을 엄청 적게 읽었다고는 하시지만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했던 재미있는 유년시절을 보내신 분 같다.
지금도 상상력을 발휘해 아이들 책을 쓰고 계시는데, 정말 직업을 잘 선택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아이도 가끔 현실과 상상을 구분 못하여 정말 그럴싸하게 진짜처럼 거짓말을 하곤 한다.
나는 거짓말이라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아이를 따끔하게 혼냈지만, 돈이나 생명과 관계된 거짓말이 아닌 이상에야 혼을 내지 않았다는 유은실 선생님 어머님 이야기에 나도 우리 아이 상상력을 인정해주자라는 쪽으로 마음먹게 되었다.
작가 소개를 보니, 우리집에 있는 책 중 “심청전”도 이 분이 지으셨다.
고전과 창작이라는 장르를 넘나들며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풀어내는 분인가보다. 놀랍다.
내 머리에 햇살 냄새..제목만 봐도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책이라 기대가 컷다.
이 책은 4가지 단편이 묶여 있다.
엉뚱한 지수 이야기부터 전도사님 이야기까지..
나와 아이는 4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빵 터지게 웃었다가, 살짝 미소 머금었다가, 또 숙연해지곤 했다.
아이는「기도하는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하는 아이의 심리 묘사가 정말 탁월했다.
나는「백일떡」이 제일 공감이 가면서도 아이가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렀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정말 딱 우리 딸과 같은 아이들이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의 솜씨에 읽는 내내 놀랐고 재미있었다.
강연회에서 작가가 들려주신 말에 따르면, 재미란 무언가 의미있는 즐거움이라는데..
그랬다. 이 책은 재미있다. 의미있게 즐겁다. 앞으로도 이런 책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