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중 첫번째 『앗! 오줌 쌌어』에요.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혹시 알고 계신가요?
일본에서는 30년이 넘게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로
지금까지 무려 2800만부가 판매되었다는군요.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는 총 20권으로
「개구쟁이 아치는 한 살」시리즈 10권보다 좀더 연령대가 있는 친구들을 위한 책이에요.
논탕이란 이름의 이 개구쟁이 고양이는 일본에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캐릭터라고 하니 그 인기가 실로 대단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절판이었다가 지금 현재 [비룡소]에서 다시 출간되고 있어요.
저희 아들은 『앗! 오줌 쌌어』가 처음으로 만나는 아치 시리즈인데요.
그 흡입력이 얼마나 대단하던지 순간 이거 전권으로 들여줘야 하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155*185mm / 32p / 양장본
기요노 사치코 글 그림 / 고향옥 옮김
권장연령 4~6세
[비룡소]
럼 본격적으로 어떤 그림책인지 구경 한번 해볼까요.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는 유아들의 생활과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 시리즈로 정평이 나있는데요.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자기전에 쥬스를 한 컵이나 들이키는 개구쟁이 아치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실수로 오줌 싼 친구들을 위한 책이라는 멘트가 허투로 붙은게 아닌듯
실수로 오줌 싼 친구들의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 혹은 죄책감을 따뜻하게 말려주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어요.
아치는 아치는 오줌싸개. 아치 오줌은 물고기 모양. |
처음 아치가 오줌을 쌌다는 장면을 보면서 그런 내용이구나 하며 무심코 넘겼다가 한 방 먹은 기분이 들었어요.
물고기 모양의 오줌을 쌌다는 설정이 어찌나 재밌던지 그 기발함에 깜짝 놀랐답니다.
글밥 역시 어린 친구들이 읽기에 적당한 길이와 리듬감 넘치는 탄력있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아이의 첫 읽기 독립용 책으로도 손색이 없겠다 싶었어요.
토끼들 오줌은 나란히 하나, 둘, 셋 ABC 모양이고
돼지 오줌은 예쁜 하트 모양이에요.
하트를 좋아하는 저희 아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페이지죠.
아치만 오줌을 싸는게 아니라 동물 친구들 모두 오줌을 싸요.
너만 실수하는게 아니라 모두들 실수 할 수 있다는 걸 알려 줄 수 있어 참 좋네요.
그리고 제 맘대로 뽑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나무에 오줌 싼 이불을 척척척 걸어 햇님에게 말리는 장면이에요.
모두들 오줌 싼 이불을 가져와 너는 모습이 어쩜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한창 배변훈련 중인 아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대소변을 가린다는건 아이의 인생에서 정말 엄청난 사건이 아니겠어요.
26개월인 저희 아들도 지난 여름부터 살금살금 배변훈련을 시작했어요.
괜찮아, 실수할 수도 있어, 다음에 누면 돼, 잘했어.
이 말들을 달고 살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는 분명 스트레스를 받았겠죠.
그런 아이의 고단한 마음까지 햇볕에 보송보송 말랐으면 좋겠습니다.
전 햇볕에 이불을 너는 장면이 엔딩인줄 알았는데
심술쟁이 구름이 비를 뿌릴려고 하는걸 바람이 도와주는 스토리가 더 진행되더군요.
작은 그림책이지만 탄탄하게 짜여진 전개에 새삼 또 감탄했답니다.
다시는 오줌 싸지 않게 해 주세요. |
뽀송뽀송하게 마른 이불 속에서 아치의 표정은 티끌만큼의 두려움 없이 편안해 보입니다.
다시는 오줌 싸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는 천연덕스러울만큼 편안해 보입니다.
저렇게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아이로 길러야 할텐데
재밌게 읽는 아이랑은 엄마 마음이 이렇게 다르네요 ㅎ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는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 이렇게 각 권의 주제에 맞는 육아팁이 적혀 있답니다.
배변에 관련된 문제는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이 민감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아이의 성향에 맞게 올바른 코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린 친구들이 보기에도 적당한 크기와 밝고 선명한 색감, 호감도 넘치는 캐릭터들로 이루어진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26개월 저희 아들보다 좀 더 큰 친구들의 스토리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어 더더욱 흡입력이 뛰어날 것 같아요.
저희 아들은 요즘 호불호가 뚜렷해졌어요.
마음에 드는 그림책은 한번 더를 무한 반복하죠.
가끔씩 집중해서 읽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저렇게 컸구나 싶어 대견할 때가 많습니다.
개구쟁이 아치를 재밌게 읽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처럼 즐거운 책 읽기를 한 것 같아 덩달아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