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놀자’ 를 읽고…
매일 만나면서도 매일 그리운 두 녀석… 시원이랑 승희…
엄마가 아프다고 그동안 넘나 방치(?)를 한 시원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항상 시원이랑 사이좋게 노는 승희가 이쁘기도 해서 간만에 물감놀이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 책 제목 : 파도야 놀자
* 글,그림 : 이수지
* 출판사 : 비룡소
‘파도야 놀자’ 그림책을 받아 든 순간 괜시레 맘이 싱숭생숭 들떴습니다…
너무나 귀여운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에 이유없이 애정이 파바박가면서
모래를 연상시키는 속지와 목탄으로 그린 듯한 그림과 마블링 효과가 더해진
수채화 그림때문에^^*
파아란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 모래밭에 한 소녀가 서 있습니다…
(갈매기들과 함께…)
밀려오는 파도가 발 끝에 닿자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물장구를 치고
멀리서부터 밀려오는 파도를 멍~하니 쳐다보다 후다닥 도망치며
“이젠 날 못 쫓아오지롱~~~”
하며 메롱~하는 모습과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파도를 향해
“에비~~~” 하고 겁주는 듯한 모습등…
자그만 여자 아이의 귀여운 행동들이 웃음짓게 만드는 그림책…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가 크게 밀려왔다 밀려간 모래밭에 모습을 들어낸
수 많은 조개들…
“이젠 그만 가자~~~” 하며 다정하게 아이를 부르는 엄마와
“더 놀고 싶은데…” 하며 아쉬운 듯 엄마 손을 잡고 가며 바다를 쳐다보는
아이 모습에서 괜시레 내 유년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무더운 여름…
엄마,아빠를 따라 여수 만리포 해수욕장에 놀러 가 모래밭에 털푸덕 주저앉아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하며 손 등위로 모래를 덮어 토닥토닥
두꺼비 집을 만들고 조심조심 행여 무너질까 온 신경을 내 손등에 쏟으며
빼내던 그 때…
순식간에 밀려온 파도의 포말에 내 아까운 두꺼비집이 휩쓸려가서 엉엉 속상해
울었던 기억…
뭣모르고 바지 접어 올리고 깔짝깔짝 파도랑 장난치다 슈우욱~ 밀려온 파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어 짠 바다물 맛을 봤던 그 때 그 기억들…
슥슥 스케치하듯 그린 그림책 한 권으로 나이 마흔 한 살 엄마는 한 순간
30년의 세월을 훌쩍 뒤로 넘어가 행복한 추억에 젖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단순한 듯 하지만 너무나 멋스러운 그림에 정신이 쏘~옥 빠졌다죠.^^*
정말 그림책 작가님들의 그림 솜씨는 너무너무 탐나고 샘날 정도라 그림책을
보는 내내 부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글자가 없기에 더더더욱 그림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그림책…
우리 집에서 앞으로 주구장창 사랑받을 느낌이 팍팍 옵니다…
* 책 놀이
글자가 없는 그림책이기에 시원이랑 승희에게 무척이나 부담없이
편하게 편하게 그림책이 다가온 듯
페이지를 넘기며 그림을 보는 표정에 환한 미소가 가득합니다…
단짝 친구인 두 녀석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낄낄 웃으며
“파도가 확~ 쳐서 꼬마가 도망가네…앗! 팬티 보인다…
우와~ 갈매기가 나네… 이건 어떤 조개지???”
서로 대화를 나누는 걸 보고 있자니 미리 그림책을 본 엄마로썬
그 기분이 어떤 지 대략 짐작이 가기도 하고^^
두 아이에게 서로 번갈아 가며 그림을 보고 아이가 어떤 말을 했을 지
한번 이야기해보라고 했더니
승희는 “으응~~~ 시원이한테 하라고 해요…” 하며 부끄러운 듯
뒤로 빼고…
시원이는 승희가 떠밀자 “어? 아~ 엄마야~~~ 히히히히…” 하는
감탄사만 연발하며 책장을 넘깁니다…
(동영상을 찍는다고 디카를 들이대서 긴장했나?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잘도 얘기하더만…^^;)
그렇게 ‘파도야 놀자’ 그림책을 3번 가량 보고 난 뒤 어떤 단어들이
떠오르냐고 물어보니
“파도, 바다, 모래, 해파리, 조개, 갈매기, 물고기….” 등등
마구마구 떠들어대다가 나중엔 만화영화 주인공인 스폰지 밥과
그 친구들 이름까지 등장하더군요…
좌우당간 열심히 조심조심 조개껍질에 색칠하며 다 칠하면 책 앞표지를
꾸며보자고 하는 아이들…
미리 입은 앞치마에 종종 물감을 닦기도 하고 다 쓴 아크릴 물감은
다시 짜선 연신 조개에 색깔을 입히며
“지금 전 바다를 색칠 중이예요…” “이건 오렌지예요…”
“이건 파도가 치는 모습이예요…” 하며 설명을 해줍니다…
그리고 조개 껍질에 색칠하는 짬짬히 여러차례 끝말잇기도 했답니다… 처음 시작하는 단어를 파도로 해서…
(나중엔 승희가 하도 여러 번 해서인 지 순간 머리를 써서
“칙칙폭폭 땡~” 하고 끝내버려 한참 웃었다는… ㅎㅎㅎ)
둘이서 같이 하는 색칠놀이에 신이나서 중간중간 아크릴 물감끼리
색깔을 섞으며 누가누가 더 고운색을 내나 살펴도 보고 수채물감보다
빨리 굳는 아크릴 물감의 특성때문에 서로의 파레트에 있는 색을
나눠 쓰기도 하며 조개껍질에 색칠을 한 뒤 ‘파도야 놀자’ 그림책
겉을 싼 표지를 펼쳐놓고 각자 칠한 조개들로 꾸미고는
“짜짠~~~ 다 했다… 넘 잼있었어요… 다음에도 또 해요…” 하며
좋아합니다…
(오랫만에 물감을 원없이 만졌으니 신나기도 하겠지. ㅎㅎㅎ)
물론 물놀이를 가장한 뒷정리 또한 8살 시원이랑 승희의 몫…
녀석을 한없이 수돗물 틀어놓고 물장난하며 파레트를 씻더라구요…
에효… 요즘 물가도 올라가는데…
잼나하는 녀석들의 물장난을 중단시키려니 살짝 미안도 했지만…
“니들이 물값 낼래???” 이 말로 두 녀석을 욕실 밖으로 불러내는데
성공은 했네요… ㅎㅎㅎ
얼핏 단순해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볼 수록 감탄사가 나오는
넘나 멋진 그림책 ‘파도야 놀자’
다가오는 여름… 물놀이 갈 때 가방에 넣어가야겠습니다…
우와 너무 예뻐요
조개껍질로 정말 멋진 활동을 하셨네요^^
지난 번 바다에 갔을 때, 조개껍질 좀 주워올것을요^^ 넘 이뻐요. 승희와 시원이 둘이 사이좋게 하는 모습도 예쁘고.. 책의 뒷표지, 치마에 조개껍질을 가득 담은 아이처럼 두 꼬마아가씨도 멋진 바다를 만들어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