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에서 나온 한자영님의 책이예요.
비야, 안녕!
2009년 봄에 사계절에서 나온 <봄이 오면> 역시 만나봤었는데
제 맘을 사르르 녹여주는 그림책이더군요.^^
나른하고 한가한 그런 봄, 그런 봄이 참 그리운데 말이죠. 늘 뭐에 쫒기듯 바쁘게만 살아서 그런지 저는 한자영님의 <봄이 오면>이 참 좋더라구요.
이번엔 비룡소에서 주최한 황금도깨비 상까지 받으셨어요. 와, 괜히 아는 척, 친한 척 하며 축하해 드리고 싶어지는…ㅋ
비야, 안녕! 역시 잔잔한 그림책입니다.
수묵화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그림도 마음을 참 차분하게 해 주고요.
비가 오면, 그래 제일 신나할 녀석들이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겠구나? 이 세 녀석이 만난다면? ㅎㅎㅎ
마치 아이들을 보는 느낌도 들었구요.
왜 다른 동물들도 아닌 지렁이와 달팽이, 거북이를 등장시켰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아이와 함께 자연관찰 책을 다시 들여다 보는 계기도 되었어요. 달팽이와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엄마도 몰랐던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구요.
달팽이는 입 주변에 알을 낳는 곳이 있고 70여개의 알을 이틀동안 낳고 나면 죽는다는 등의…
비야, 안녕!이라는 그림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그래도 생각의 확장이라고 할까요? 좀 더 다양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었어요.
마침 요 며칠 비가 와서 그런지 비야, 안녕!을 읽기에 딱 좋은 분위기더군요. ㅎㅎㅎ
우리 현서는 처음 이 책을 읽어 줄 때 책 중에 이 장면을 가장 좋아했어요.
커다란 물방울 덕분에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의 머리에 물왕관이 씌워진 부분 말이예요.
음…작가의 상상력이 참 예쁘다는 생각도 들게 하더군요. ^^
그래서 이 장면을 보고 그림을 한 번 그려보기로 했어요.
미술놀이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 당연히 좋아할 줄 알았지요. ㅎㅎㅎ
엄마 생각엔 예전에 어디서 본 스카치테이프케이스로 물감찍기 놀이를 해 보려고 했는데
울현서는 그냥 슥슥 그리기 시작하시더군요.
그런데 저도 깜짝 놀랐어요. 울 딸래미의 그림 실력에…^^;;
이렇게 잘 그릴 줄 몰랐거든요~ ㅋㅋㅋ
거북이가 팔 따로 다리 따로인 것이 약간 어색하긴 하지만 너무 잘 표현해 내어서 엄마 생각인 물감찍기고 뭐고 다 필요없겠다 싶었는데
초록색으로 지렁이 그린 부분이 자기 맘에 안 들었나 봐요.
그래서 이 날은(2011.06.23.금) 여기서 stop!!!
다음날 다시 비야, 안녕!을 읽게 되었어요. 마침 비가 주룩주룩~
엄마는 어제 그린 이 그림이 너무너무 맘에 든다며 칭찬을 한 바가지로 한 후, 그림을 완성해 보자고 살살 꼬드겼지요. ㅋㅋㅋ
결국 물왕관 그리는 것까지 시도했으나 역시…
자기 맘에 안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ㅜㅜ(똥고집…)
그래서 엄마가 처음에 생각했던 물감 찍기 놀이를 한 번 해 보았답니다.
물감을 뭍혀서, 요렇게 찍으면 달팽이 몸통이 자연스럽게 나오지요~^^
색깔별로 달팽이들을 다 찍으셔야 한답니다.
그래서 일단 요렇게 찍혀졌지요.
달팽이 눈이랑 나뭇잎이랑 비오는 모습만 그리면 되는데 일단 물감이 마르길 기다리며 다시 책을 봅니다.
표지부터 맘을 차분하게 촉촉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책표지 안쪽에는 ‘보슬’이라는 글자로 비가 오는 모습을 표현했네요. ^^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렁이가 주인공일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그냥 달팽이에 주력했습니다. ^^;;
지렁이가 온 몸으로 맞이하는 빗방울 모습과 소리.
참 예쁘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드디어 물감이 다 마르고 달팽이 눈도 그리고 나뭇잎도 그리고, 빗방울도 그리고…
우리는 사인펜의 번짐 효과로 빗방울을 표현해 봤어요.
달팽이 눈이 엄마의 예상과 달리 엉뚱한 곳에 가 붙어 있긴 하지만 ㅋ
그래도 일단 완성입니다. ^^
하지만 현서의 맘에 든 달팽이 그림은 바로 요것이예요.
달팽이가 학교에 갔다가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고 집으로 가는 길이래요.
1, 2, 3,4~ 숫자를 말하면서요.
ㅎㅎㅎ
어디서 본 건지 귀 뒤에 연필까지 꼽고는…ㅋ
아궁.. 그림도 아이도 넘넘 예뻐요.
감사합니다.^^*
이런 이쁜 따님과 함께라면 장마철도 우울하지 않을 거 같네요ㅠ.ㅠ
^^;; 찝찝한 장마철이라 서로 부대끼면 불편하긴 한데…그래도 좋긴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