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잊고 지내던 고전을 만났다. “소공자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글, 레지널드 버치 그림, 김선애
옮김, 비룡소 펴냄)”는 어릴적 읽고 행복에 대한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책이다.
영국인 아빠와 미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세드릭은 아빠가 돌아가신 후 허름한 집에서 엄마와
살게 된다. 비록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세드릭은 명랑하고 돋보이는
아이였다. 길거리 상점 홉스 아저씨와 구두닦이 딕과 친한 세드릭은 때론 순진한 아이처럼 때론
정치와 경제에 관심이 많은 어른처럼 그들과 어울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 날 세드릭은 영국의 할아버지가 보낸 변호사 해비셤을 만나 도린코트 백작 뒤를 이을 자손이
자신임을 듣게 되고 미국을 떠나 할아버지가 계신 도린코트 성으로 향한다.
통풍과 괴팍함으로 무장한 백작은 순진하며 총명한 폰틀로이 경인 세드릭을 만나 점점 변화한다.
세드릭은 어려운 이웃을 가여워하고 그들을 도울 방법을 항상 찾는다. 이것은 세드릭의 엄마에게서
배운 사랑과 나눔이다. 백작은 세드릭의 행동 하나하나를 살피고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던 미국인
며느리가 손자를 잘 키웠다 생각한다.
세드릭은 영국에 와서도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고, 그들을 도울 방법을 모색한다.
백작은 그런 손주로 인해 점점 변해가기 시작하고, 세상 그 누구보다 세드릭을 자랑스러워한다.
마을 사람들은 세드릭과 백작의 모습을 보며 행복해하고, 백작은 점점 며느리를 가까이 두고
싶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백작 앞에 자신이 백작의 큰 아들과 결혼해 가문을 이을 장남을 낳았다
말하는 미나가 그들 앞에 나타난다. 백작은 혹여 세드릭을 잃을까 걱정을 하고 이 소식을 접한
홉스와 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를 만난다. 그런데 의문의 여인 미나가 알고보니 딕의
형수였고, 가문을 이을 장남이라 설명한 그 아이는 딕의 조카였다.
미나는 만난 딕의 형은 아이를 데리고 백작이 장만한 목장에서 가족의 정과 일자리를 찾고 홉스는
세드릭 곁에 머물고자 영국으로 이사해 상점을 연다.
이제 백작과 세드릭, 세드릭의 엄마는 도린코트 성에서 행복하게 지내게 되었다.
그 누구도 그들을 방해하거나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세계 어린이 문학 고전 중 하나인 소공자는 초등 고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 흐름을 따라
사건을 정리하고 등장인물의 성격을 도표로 정리해 내용을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사람과 삼람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강물은 정인 것 같다.
따뜻한 마음도 진심도 나눔도 모두 정에서 비롯되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소공자 세드릭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정을 배운 시간… 오래 내 기억 속에 이 책이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