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어쩌면 선택의 연속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니 말이다. 우리가 먼저 산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있다면,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맡기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진지하게 고민한 후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실패를 한다해도 누군가에게 책임전가를 하지 않게 되고,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학문의 세계를 맛보고 진로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일종의 입문서 역할을 한다. 이 책의 저자 김선은 약학 전공자로 실제 약국에서 약사로 근무도 했고, 보건복지부 의약품 정책과에서 의약품 안전 관리 업무를 맡기도 했단다. 실무 경험이 많아서인지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잘 잡아 글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이끌어간다.
이 책의 장점은 구체적인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사물의 양면이 있음을 알려준다는 데 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편리하고 유익한 점이 있으면 그만큼 위험하고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음을 저자는 약을 통해 차분히 전해주고 있다. 약의 효능만이 강조되고 부작용은 두루뭉실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해준다. 특히 이 책은 모든 약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분명히 전달하는데 단순히 약에 대해 말한다기 보다는 약과 관련된 사회상까지도 전달하려는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좋은 책은 지식 전달에 머물지 않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촉구하고 추동할 때 아이들은 발전한다. 이 책은 약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회상을 이야기했고 세상을 거론했다. 약의 역사는 곧 세상의 역사였고, 그 세상은 우리로 묶여져야 함을 나직히 말한다. 아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