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좋은 5살 아들을 키우다보니, 자연스레 과학 관련 지식그림책을 많이 보여주게 되네요.
그동안 단행본으로 지식그림책들을 사려면 도서관이나 서점에 나가서 검색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다보니 전집 위주로 책을 구비해놓고 보여주었어요.
그런데 지금 소개하려는 [비룡소] 과학의 씨앗 시리즈는 아직 6권까지만 나왔고, 제가 읽어본 책은 <앗, 바뀌었어>가 전부이긴 하지만 나머지 책들도 굉장히 기대가 되는 단행본 시리즈인 것 같아요.
단행본이라서 책마다 글,그림을 쓴 사람들이 다 다를테니 조금 더 깐깐히 살펴봐야겠지만, 집에 있는 한솔 <호기심아이> 스타일의 단행본인 것 같아서 이 전집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이라면 한번 살펴 보셔도 좋을 듯 하네요!
[비룡소] 과학의 씨앗 6. <앗, 바뀌었어!>
박정선 기획 ·글/장경혜 그림
대걔 책의 표지는 그 책의 얼굴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저는 5살 아들 책을 고를 때 항상 책의 표지를 유심히 살펴보는데요~
<앗, 바뀌었어!>의 표지는 말린 옥수수 알갱이 위에서 하얀 팝콘이 톡톡 튀어오르는 모습과 함께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만화 캐릭터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게 표현되고 있네요.
그리고 부글부글 가열되고 있는 냄비 모양의 틀 안에 앗, 바뀌었어!라고 쓰여 있는 모습에서 무엇이 바뀌었을까?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유발되도록 하는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어요!
책은 이미지가 강조되도록 하얀 바탕에 왼쪽 페이지는 글과 주제를 간단히 드러내는 만화 스타일의 크로키가 나와 있고, 오른쪽 페이지는 물질의 상태 변화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생생한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미끄렁 출렁 달걀
투명한 흰자, 샛노란 노른자
프라이팬에 올려 뜨겁게 달궈 볼까?
앗, 바뀌었어!
탱글탱글 포슬포슬
흰자는 하얘지고 노른자는 연해졌어.
달걀이 익었어.
2장에 적힌 글만 적어봤는데, 기존의 과학 관련 지식그림책들이 사실 전달에 치우치느라 그림책으로서의 요소가 많이 부족했던 것과 달리, <앗, 바뀌었어!>는 자주 식탁 위에 등장하는 달걀 프라이도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활용해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요!
이미 한글 읽기독립이 끝난 지라 혼자서 읽을 수 있지만, 엄마가 꾸밈말의 묘미를 살려서 읽어주니 더욱 재미있는지<앗, 바뀌었어!>에 푸욱 빠져드는 45개월 종호랍니다!
어릴 적 별미였던 마아가린간장 밥을 떠올리게 하는 버터의 등장도 참 재미있어요!
뜨거운 밥 위에 올린 네모난 버터는 어찌 되었을까요?
고체나 액체라는 단어를 모르지만, 단단한 버터가 금새 사르르 녹아 버리는 다음 페이지의 사진을 보면서 너무 신기해하네요!
트랜스지방에 대한 무서움 때문에 아들에게는 마아가린간장 밥을 준 적이 없는데, 자기도 이런 버터밥을 먹고 싶다는 아들 때문에 조만간 한번 만들어 봐야할 것 같아요~
5살 아들이 제일 관심을 보였던 페이지는 다름아닌 팝콘!
시골 할아버지댁에 가면 말린 옥수수알갱이를 살짝 볶아서 차로 마시는 터라 눈에 익었는데, 팝콘은 먹어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신기해하더라구요!
“엄마, 옥수수가 하얀 꽃으로 변했어!” 라면서 신기하게 쳐다보길래 동네 슈퍼마켓에서 인스턴트 팝콘을 하나 사왔어요.^^;;;
좀 더 저렴한 말린 옥수수알갱이만 들어 있는 것도 있었는데, 그건 제가 볶을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얇고 빳빳한 껌을 씹으면 어떻게 변하는지~
물렁물렁 찐득찐득 찰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창가에 두면 어떻게 변하는지~
4-6세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서 생생한 사진과 함께 제시를 해주니 이해가 쏙쏙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덩달아 주변의 물질들이 항상 고정된 모양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는 자연의 섭리 역시 같이 깨쳐나가는 것 같네요.
그리고 생일이 아니라도 케이크 위에 촛불을 끄고 싶어서 케이크 사러 가자고 조르는 아들이 흥미롭게 지켜보던 내용이 바로바로 초의 변화에요!
하얗고 기다란 초에 불을 켜보면 물처럼 투명한 촛농이 주르륵 흘러 내리죠!
대부분의 지식그림책에서는 이 정도로 2단계의 변화에 대해서만 설명을 하고 넘어가는데, <앗, 바뀌었어!>는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촛농이 식어서 다시 하얘지고 단단해지는 상황까지 알려줘요.
주전자 안의 물이 끓으면 수증기가 되는 현상도, 다시 유리창에 닿아 수증기가 식으면서 물방울로 바뀌는 현상까지 이어서 보여주기 때문에 물질의 변화 뿐만이 아니라 물질의 순환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참 마음에 들어요!
책의 부록으로 부모님께 드리는 글과 함께 책 내용을 보기 좋게 한장에 다시 정리해서 아이에게 알려주면 좋은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이 책 한권으로 정말 다양한 과학놀이와 연계할 수 있을 듯 싶어서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과학의 씨앗] 시리즈는 정말 괜챦아서 다른 책도 셋트로 구매할까 지금 고민하고 있어요!
책 제목만 봐도 다른 과학 관련 지식그림책들과 좀 다르게 편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젠 한글을 안다고 팝콘 설명서를 읽어주면서 빨리 전자레인지에 팝콘을 넣으라고 성화에요!!
팝콘이 튀겨지는 동안 퐁퐁~ 팝콘 튀겨지는 소리를 들어 보라고 말해줬더니 귀를 쫑긋 거리면서 전자레인지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네요!
“엄마, 연못에 돌 던질 때 나는 소리 같아~ 퐁퐁~” 하면서 무척 신기해하고 있어요!
이어서 집 안 전체에 고소한 팝콘 냄새가 풍기자 배가 고픈지 빨리 달라고 아우성이네요~
납작했던 팝콘 봉투가 빵빵해져서 기다리고 있네요~
한번도 팝콘을 먹어본 적 없는 종호라서 빨리 꺼내달라고 아우성..ㅠㅜ
항상 팝콘을 튀기면 꼭 튀겨지지 않고 남는 옥수수알갱이들이 있지요!
팝콘을 튀기기 전에 안의 내용물을 볼 수 없었던 상태인지라 미처 튀겨지지 않은 옥수수알갱이들을 보여주면서 원래 팝콘이 되기 전 모습은 이렇다고 설명을 해주었더니 더 신기해해요~
미처 말리기도 전에 딱딱한 옥수수알갱이를 입에 넣고 씹어 보더니만 너무 딱딱하다고 울상을 짓네요.–;
처음 먹어보는 팝콘이 너무 맛있는지 혼자서 저 팝콘 반 봉지를 다 먹더라구요.–;
직접 팝콘까지 튀겨서 먹어봤으니, 물질의 상태 변화에 대해서 오래오래 기억할 듯 싶어요!
재미있게 물질의 상태를 알려주는 [비룡소] 과학의 씨앗 6. <앗, 바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