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청소년들의 이해받을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던 어른들은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런가하면, 청소년소설들은 그들의 반항을 전면에 내세워 그 반항에 대한 정당한 변명을 해주려는 경향들이 있어왔다.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할 수 있게 해주자는 여러 가지 슬로건들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은 고민투성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가 아닌가? 타인에 대한 이해는 차치해두고라도 아직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인생계획을 세워야하니 그렇다. 이 책은 세 아이들이 부모님들이 점지해준 진로가 아닌 자신의 진짜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반항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으로 마구 부모님 속을 헤집어놓는 용감무쌍하고 배짱이 있는 소설 속의 주인공등이 아니라, 조금은 소극적으로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고 어떻게 하면 원만하게 타협할 수 있을까 기회를 엿보는 모습들이 현실 속의 대부분의 아이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소월, 형태, 시원. 동네에서 같이 자라서 이제 고1이 된 아이들은 각자의 고민들이 있다. 형태는 조금 빨리 일을 저질러서 엄마 몰래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 중이지만, 엄마의 실망을 감당할 수 없어서 말할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시원은 지금까지 쭉 준비하고 이루어 온 꿈에 대해 갑작스레 의문이 생겨서 엄마와의 정면대결을 감행하기로 하고 가출을 한다. 이 두 아이들을 바라보는 소월은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해 고민이다. 무엇을 하면 행복할지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소월을 주인공처럼 등장시키지만, 세 아이들의 각기 다른 진로에 대한 고민과 그 고민을 해결해나가는 각기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꿈을 이루는 것은 꼭 청소년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주변에 있는 어른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아직도 자신이 행복하게 몰두할 일을 찾지 못한 소월의 아빠, 자신의 꿈을 위해 아직도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맑은 아저씨, 아들에게서 대리만족을 찾는 것이 올바른 삶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제라도 꿈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형태의 엄마 등이 그렇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하지만, 이것처럼 어려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주변의 상황에 의해서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조금 양보하며 살 수도 있고, 자신조차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 찾는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다. 또는 자신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 없어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갖고서 평생 살아갈 수도 있겠다. :
혹시 우물을 파 본 적이 있습니까? 저는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가서 우물을 파 본 적이 있습니다. 도무지 어디까지 파야 물이 나올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 지쳐서 제가 감독하시는 분께 물었습니다. 언제까지 파야 하냐고요. 그 분은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물을 만날 때까지 파는 거라고. 어떤 경우는 1센티미터를 안 파서 물을 못 만날 수도 있다고. 꿈도 그런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루게 돼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오늘부터 차근차근 만나러 가 보십시오.(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