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이 넘어 글을 쓰기 시작한 루시 M. 보스턴은 그녀가 살았던 아름다운 정원에서의 경험들이 그녀가 쓴 책 ‘그린노위’의 배경이 되었다.
이 책의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카네기 상을 수상한 그녀는 영국인이 좋아하는 책으로 뽑히며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현대 고전 환타지 소설의 증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삽화도 그녀의 아들이 그린 것이라니 이 책은 정말 그녀에게 소중한 보물과도 같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간 듯했고 그린노위라 불리는 비밀의 저택이 저자의 섬세한 표현으로 마치 영화를 보듯 영상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사실 표현이 너무 많아 줄거리의 단순함이 더 부각되기도 한 것 같다.
아빠와 새엄마로부터 떨어져 사는 톨리는 형제자매가 없어 외롭지만 어느날 증조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어 할머니집으로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때마침 큰 비로 주변은 온통 물에 잠기고 톨리는 비밀스럽고 물속에 잠겨있는 오래된 성같은 저택에 마치 마녀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상상을 펼친다.
‘할머니가 마녀라면’ 이라는 생각은 할머니를 볼때까지 그의 머리를 떠나지 않지만 다행이도 할머니는 마녀는 아니었다.
온갖 진귀하고 희귀한 물건들이 가득한 방으로 안내된 톨리, 밤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 누군가가 날 바라보고 미소짓는 것 같은 착각들이 들어 할머니께 이것 저것 이야기를 물어 보게 된다. 놀랍게도 할머니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 그림 속 아이들은 어느날 갑자기 톨리의 눈 앞에 나타난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물건들, 그리고 그 물건들과 얽힌 그들의 이야기는 비밀스런 대저택이라는 공간과 잘 어우러져 다소 기괴스럽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의 날개를 달 수 있을 정도로 무궁무진하게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저택은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사악한 나무 ‘그린 노아’ 초상화 속 주인공들과 힘을 합쳐 그린 노아를 물리치며 다시 평온한 일상을 회복하는 대저택 그린노위.
이야기가 전개되어 갈수록 책의 시간적 배경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시기이다. 조금씩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톨리와 할머니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잠깐 머무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톨리는 할머니와 대저택을 떠나기 싫다.
“다음 학기에 학교로 돌아가야 해요?”
톨리의 질문에 할머니는 어떤 말씀을 하실까?
“네 뛰어난 목소리를 더 이상 스퍼드 교장 선생님한테 맡길 순 없어. 너는 이제 교회에 있는 성가대 학교에 다니는 거야. 그러면 성가대에서도 노래할 수 있을 거야. 알렉산더가 정말 부러워하겠지. 물론 휴일은 항상 이곳에서 보내고..” (P245)
이제 톨리는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보고인 할머니와 그의 재능인 노래를 부르며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비밀 저택 그린노위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