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제일 큰 형의 이쁜 짓>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고 정말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고 나니 어렸을때 기억이 문득 문득 떠오르면서 더 사랑해주고 어 아껴줄 걸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이 책을 보면서는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서 가장 큰 형이나 누나가 될 때는 어땠었지?하면서 기억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큰 6학년, 중학교에서 가장 큰 중3, 유치원에서 가장 큰 7세반.. 그 공간에서는 최고 한년이고 최고 형이고 누나이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또 가장 어리고 낮은 단계가 되는 때이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그룹에서 가장 큰 형누나가 되면 아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유치원에서 가장 큰 형이 된 아이는 아침을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진다. 어깨도 으쓱하고 고개도 꼿꼿하게 세우고 그리고는 동생들을 내려다 보듯 그렇게 감싸게 된다.
글도 귀엽지만 그림이 글의 맛을 두세배는 더 살게 해주는 듯하다. 그림 속의 아이를 보면 절로 미소지어진다.
로봇옷을 입은 듯, 왕관을 쓴 듯, 그렇게 유치원에서 최고 형이 된 아이의 기분은 그 어떤 것도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최고의 기분은 누구를 누르거나 업신여기지는 않는게 아이들이다.
매운 치약도 동생보다 훨씬 더 많이 짜서 닦으면서도 매운 티를 내지 않는다거나 밥도 동생들보다 훨씬 많이 가져와서 꾸역꾸역 먹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그렇지만 가장 사랑스러운 건 역시 형이 되어서 동생들을 위하고 돌보는 자세이다. 사실은 무서워서 혹은 용기가 없어서 못했던 일도 있지만 동생들 앞에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무서움을 극복하고 철봉에서 뜀뛰기를 성공하는 모습에서는 박수를 쳐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진다.
아이들은 칭찬받는 만큼 성장하는 것 같다. 이유없이 무작정 하는 칭찬은 아이들도 알고 있다. 유치원에서 최고 형이 된 호찬이를 보면서 친구와 동생을 위하고 애쓰는 모습에 진심어린 칭찬을 보내고 싶다.
아이들을 심리를 어쩜 이렇게 잘 표현하고 그림은 어쩜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렸을까 싶어서 글잘가와 그림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과하지도 혹은 너무 어른 시각에서 형은 이래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려고 하지 않아서 아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듯하다.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의 1단계 도서란다. 공감하는 이쁜 책을 보면서 아이들도 책읽기의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