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재미난 전래동화처럼 읽어줄 수 있는,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글 김미혜 / 그림 조예정 / 비룡소)
우리 명절 이야기는 사실 제가 참 약한 부분입니다.
아이가 물어봤을 때 이야기 해 줄 거리를 별로 갖고 있지 않거든요.
어려서부터 도시에서 살아서 그런지
설과 추석을 제외하면 거의 책으로만 아는 수준이지요.
특히, 오늘 소개하는 책의 주제인 ‘단오’와 같은 명절은
정말이지 아는 바가 거의 없이
씨름, 창포물에 머리감기, 그네타기 정도가 다랍니다.
우리 명절에 대해 알려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온 가족이 직접 그 명절을 보내보는 것이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오늘 소개하는
비룡소의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와 같은
책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 책의 일러스트가 훌륭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오늘 소개하는 책은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입니다.
톤이 다운된 색을 써서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분위기가 잘 드러납니다.
주인공인 큰눈이도 우리가 생각하는 연두색 청개구리가 아니라
쪽빛에 가까운 개구리죠.
이 책은 단순히 단오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오가 주제이긴 하지만,
그것을 꽤 괜찮은 흐름의 스토리에 담았고
주욱 따라가며 읽다보면 어느 새,
아아, 단오의 풍경은 이렇구나.
옛날에는 이랬나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러스트 또한 우리 정서를 가득 담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큰눈이의 생생한 표정,
차분한 색감,
창포를 모티브로 한 과감한 배경처리.
참, 멋진 일러스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큰눈이는 작은 연못에 사는 개구리입니다.
어느 날, 금지 엄마가 움켜쥔 창포잎과 함께 그 사이에 끼어
금지네 부엌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지요.
개구리의 눈으로 본 사람들의 풍습과 단오의 의미.
우리 아이들도 단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에
개구리 큰눈이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엄마인 저도,
이 페이지에 있는 단오의 풍습은 처음 알았답니다.
대추나무를 시집 보낸다고 말하며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넣는 것.
나무더러 열매를 많이 맺어달라는 기원입니다.
금지는 아버지를 위해 단오 부채를 만들어 선물하구요.
큰눈이는 그 모든 것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주인공은 개구리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어린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갑니다.
와아! 하고 감탄했던 페이지입니다.
금지가 친구와 그네를 타러 가네요.
댕기를 곱게 드리고 창포물로 머리를 감았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암시하듯,
커다란 창포잎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한쪽에서는 마을 장사들이 씨름을 합니다.
역동적이고 간결한 선 덕분에
마치 눈 앞에서 보는 듯 합니다.
씨름 장사는 금지 아빠로군요.
의기양양하게 꽃목걸이를 한 소에 탄 아빠.
금지네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것을 개구리 큰눈이가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것으로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줄거리가 매끄러운 편이라
이야기 책으로도 나쁘지 않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서 말이지요.
맨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가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지금은 잘 쇠지 않는 우리 명절이 참 많습니다.
단오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엄마이자 교사인 저 또한 단오를 직접 나보지 못 하고
그저 책으로만 배웠기에 충분한 설명은 해주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과 함께 그 명절을 쇠보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제대로 된 정보그림책을 골라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