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조선 , 블루픽션 78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었다.
러시아인 두 명과 한국인 2명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한국땅을 여행하듯 누비는 이야기 속에 한국의 역사가 들어 있었다.
4인의 탐사대는 1905년 조선의 모습을 목격한다.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현실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것도 특이하다. ‘조선의 모습이 그렇게 느껴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그제야 외국인에게 비쳐지는 우리의 모습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따뜻하면서도 인간미 있는 소령 알렉세이와 다혈질의 군인 비빅, 슬픈 과거를 품고 사는 니콜라이 김, 그리고 어리지만 똑똑하고 영악스런 소년 근석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다소 생소한 모습의 옛 조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러시아인에게는 조선인이 하얀 백조로 보였다. 흰 옷을 즐겨 입고 겁이 많고 노래를 즐기는 코레야인이란다.
러시아로 귀화한 니콜라이 김은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조선 땅을 떠난 한국인이었다.
그리고 노름빚에 허덕이는 아버지를 둔 근석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마실이라는 동네를 떠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새롭고 흥미롭고 멋져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여정의 목적지에 도달했을때 다들 각자의 목표를 수정하게 된다.
근석은 고향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돌보는 대신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과거의 조선과 작별하고 새로운 조선을 찾으러 떠나겠다는 근석의 멋진 포부,
알렉세이 역시 또 다른 러시아를 찾으러 떠나고
각자의 목표를 정하고 다시 그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그들을 보며 생각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제목도 ‘굿바이 조선’인가 보다.
조선을 보고 지금의 조선과는 헤어지는 주인공들.
그들의 여정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다. 멋진 모습으로 살다보면 어느날 우연히 마주치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