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체육 전공생들의 삶이 궁금해진다.
뭐 결국 끝없이 반복하는 것은 인문계 학생들과 다름없겠지만,
앉아서 끄적이고 머리와 씨름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손끝 하나하나, 스스로의 ‘신체’를 시험하며 사는 인생은 어떤 것일까.
나도 물론 수영을 배워본 경험이 없진 않다. 초등학교 때, 동네 수영장에서 잠시 배운 적이 있다. 짧은 기간이었고, 초보를 위한 강좌였음에도 그 엄격함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무척 힘들기도 했었고. 근데 그걸 전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란. 생각보다 더 힘들 것이다. 하루 종일을 물 속에서 살아간다니.
주인공 도모키의 전공은 수영과는 조금 다른 다이빙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 뛰어내리는 것의 반복이다. 사람들은 흔히 ‘오르는’ 게 어렵다고 하지만, 도모키에겐 내려오는 것 즉, ‘뛰어내리는’ 게 가장 힘들 것이다. 그냥 뛰어내리는 것도 무척 어려운데, 섬세한 동작과 기술까지 요한다.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요즘 한 예능 프로는 스타들이 다이빙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딱 붙는 수영복을 입고, 사람들 앞에서 뛰어내린다. 잠시 그 모습을 본 적 있는데, 무척 ‘아름답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공중에 떠 있는 1.4초 동안 모든 게 결정되는 잔인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뛰어내린다. 그게 자신들의 ‘이유’ 니까.
이 책은 읽으면 어쩌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은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엔 승승장구하는, 전형적인 청춘 드라마의 연속이니까. 가끔 무리한 설정도 보인다. 또 처음에 주인공은 다이빙에 대한 어떠한 특이점도 없는 평범한 소년으로 묘사되지만, 차차 그가 ‘타고난’ 재능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좀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타고난, 당신만의 청춘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