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화 빨간 자전거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8월 25일 | 정가 12,000원
TV 채널을 돌리다가 애니메이션이 하길래 몇 번 본 적이 있었던 [TV 동화 빨간 자전거]가 책으로 나왔다.
감동이 있고 눈물이 있는 짤막한 이야기들이 끝나고 난 뒤에도 긴 여운으로 다가왔던 프로그램이라 기억이 난다.
빨간 자전거는 어린 아이에게도 교훈적이 내용이지만 어른이 읽으며 다시한번 주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책의 삽화는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그림을 그대로 사용했고, 그래서 더 한 편의 만화영화를 글로 읽는 듯 했다.
 주로 시골에 계신 노인들에게 사연과 행복, 감동을 전달하는 내용이 주가 된다.
빨간 자전거를 탄 집배원 아저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깊은 산골에 사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전하러 간다.
무엇보다 TV에서 본 이 프로그램의 진가는 글과 그림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마음 따뜻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선이 부드러운 주인공들의 얼굴과 풍경이 잘 맞아
보는 내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할머니의 도시락’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손주의 도시락을 늘 챙겨주시던 할머니가 병이 나고
손주는 할머니가 학교에 직접 가져다 주시는 도시락을 창피해한다.
우리 어릴땐 왜 그렇게 철이 없었을까?
그 고마운 마음을 우리는 왜 자꾸 창피한 감정으로만 생각했을까?
그런 할머니가 병이 나서 학교에 도시락을 싸다 주시지 못한 날,
손주는 집배원 아저씨가 배달해주신 따끈따근한 도시락에
와락 할머니의 마음을 느낀다.
그제야 느낀다.
‘탄내 나는 밥상’에서는 노부부의 삶을 바라본다.
한평생 부엌에는 얼씬도 안하신 할아버지, 갑작스레 다치신 할머니를 대신해
생전 처음 밥을 하고 국을 끓이며 할아버지는 부인이 한평생 해준 것에 대해 고마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눈물을 흘린 건 처음으로 밥과 국을 끓여 가져온 남편의 밥상을 바라본 할머니였다.
비록 타고 맛은 없었지만 그 감격은 얼마나 컸을까 책을 읽으면서도 코끝이 짠해짐을 느낀다.
생활 속에서 흔히,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책 속에서는 감동과 웃음, 회한, 아쉬움, 깨달음 등 여러가지 감정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깊어져 가는 가을 손에서 놓아지지 않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