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DIE MENSCHEN IM MEER
글 요르크 슈타이너 | 그림 요르크 뮐러 | 옮김 김라합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3년 11월 22일
ISBN: 978-89-491-1110-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362x268 · 44쪽
가격: 15,000원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10
분야 그림동화
수상/추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도서, 책교실 권장 도서
어그러진 물질문명 속에서도 비치는 희망의 빛
안데르센 상 수상작가인 요르크 뮐러와 그의 콤비 요르크 슈타이너의 또 다른 책 『두 섬 이야기』
요르크 슈타이너와 요르크 뮐러 콤비의 신간
안데르센 상 수상작가인 요르크 뮐러와 그의 콤비 요르크 슈타이너의 또 다른 책 『두 섬 이야기』가 출간됐다.
뮐러와 슈타이너 콤비는 『난 곰인 채로 있고 싶은데…』, 『토끼들의 섬』 등 현대 문명과 자연 파괴에 대한 진지한 비판 등 어린이 책에서는 다루기 힘든 주제를, 사실적이면서도 무게 있는 그림으로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슈타이너와의 콤비 작품으로 뮐러는 지난 1984년 어린이문학의 노벨상 격인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일러스트를 중시하는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답게 요르크 뮐러는 『두 섬 이야기』에서도 개성과 예술성이 넘치는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그림은 작가들이 꼬집으려는 현실을 더욱 실감 나게 드러내는 동시에, 시대와 공간을 알 수 없는 이야기의 배경에 신비감을 더해 준다.
마치 액자를 통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큼직한 판형에 그려진 넓은 바다에 있는 두 섬을 배경으로, 뮐러와 슈타이너는 끊일 줄 모르는 인간의 욕심이 가져온 비극적인 결과와 그 비극의 대안으로 인간다운 삶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욕심과 물질문명이 가져온 비극, 그 속에도 비치는 희망의 빛
나란히 있는 큰 섬과 작은 섬. 두 섬의 사람들의 사뭇 다르게 살고 있다.
큰 섬은 얼핏 보면 문물도 발달해 있고 사람들도 근면해 보이지만 사실 큰 섬 사람들은 스스로의 욕심에 매여 있다. 빈부의 격차는 계급을 나누어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며,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끊임없이 금을 캐어 내느라 삶의 터전을 황무하게 만들어 버린다. 뿐만 아니라 옆의 작은 섬 사람들을 데려다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타인에게도 크나큰 고통을 안겨 준다. 그리고 결국 섬사람들 자신의 욕심의 결과로 큰 섬은 돌 더미에 묻히고 만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풍요롭게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물질문명에 얽매여 있는 모습을 슈타이너와 뮐러는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다.
“붉은 사금석이 물에 잠기면 섬 사람들이 생명의 법을 어겼다는 뜻으로, 섬이 가라앉게 될 것이다.”
붉은 사금석에 새겨진 경고의 말과 큰 섬을 둘러싼 이 모든 사건은, 기술은 극도로 발달하고 더없이 풍요로운 물질을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커져만 가는 욕심 때문에 마음은 갈수록 피폐해져 가는 현대인들을 향한, 작가의 날카로운 경고일 것이다.
반면 작은 섬 사람들은 가진 것도 별로 없고 덜 발전된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의 삶과 자신들의 섬을 사랑한다. 계급도 없고 화폐도 발달하지 않았으며 모두가 함께 일하고 함께 먹는 소박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더 잘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함께 즐겁게 웃으며 놀 시간도 많다. 비록 큰 섬 사람들에 의해 고통 받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에는 갈 곳이 없어진 큰 섬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며 그들과 함께 큰 섬을 재건하는 일에 힘을 쓰는 등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도 지니고 있다.
슈타이너와 뮐러가 큰 섬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들을 강하게 비판했다면 작은 섬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며 다른 이들을 너그럽게 돌아보는 작은 섬 사람들. 그들의 모습에서 물질과 욕심에 억눌린 현대의 병폐를 치유할 해결책을 발견한 것이다.
진정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은 발달된 사회 제도나 기술, 풍요로운 자원이 아니라 작은 섬 사람들이 지니고 있었던 마음일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