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기린 선생님

소연, 이주희

출간일 2022년 9월 30일 | ISBN 978-89-491-6247-8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8x215 · 92쪽 | 연령 7세 이상 | 가격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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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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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제10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갑자기 악어 아빠』의 다음 이야기 『갑자기 기린 선생님』이 출간되었다. 동물로 변한 아빠 엄마와 마음껏 뛰놀며 꿈같은 시간을 보내는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동물 선생님들과 신나는 운동회를 벌인다. 부모님만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어른인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와 그에 따른 다양한 고민을 이번에도 ‘갑작스럽고 유쾌한 변신’으로 해소한다.

아이들이 더 많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썼다는 이번 이야기는, 친구들과 마음껏 운동장을 뛰노는 경험으로부터 오랜 기간 단절되었던 아이들에게 시원한 해방감과 따뜻한 행복을 안겨 줄 것이다.

 

◆ 무뚝뚝한 우리 선생님 VS. 친구 같은 기린 선생님

 

윤찬이네 반 칠판에는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다. 교실에서 장난을 치거나 뛰어다니거나 시끄럽게 떠들 때마다 하나씩 붙이는 이 스티커가 세 장이 되면, 그날은 쉬는 시간에 복도에 나가 놀지도 못하고 조용히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한다. 선생님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말썽을 잡아내며 “경고!”라고 외치곤 한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란 으레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놀기 마련이건만, 이걸 싫어하는 선생님 때문에 교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건 조용히 책 읽기. 체육 시간에도 피구나 축구는 위험하다며 줄넘기를 할 때가 더 많다. 이렇다 보니 윤찬이 반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늘 함께 뛰어노는 2반이 가장 부럽다.

 

운동장에서는 2반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선생님 이 호루라기를 불 때마다 공이 이리저리 날아다녔어요. 나도 공놀이하고 싶어서 발가락이 간질간질했어요. 항상 선생님이 재미있게 놀아 주는 2반이 부러웠어요.

(중략)

“조용, 조용히!”

3반 선생님 목소리가 복도에 둥둥 울렸어요. 3반 선생님은 걸핏하면 화내는 걸로 유명해요. 2반이 아니라서 속상하지만, 3반이 안 된 건 참 다행이에요. _본문에서

 

무서운 3반 선생님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선생님과 편안하고 가깝게 지내고픈 아이들의 아쉬움은 여전히 크다. 그래서 운동회 날, 기린 팀이 된 윤찬이네 반은 응원 포스터에 기린을 그리며 한마디씩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거 알아? 기린은 친절하고 인기 많은 동물이래.”

(중략)

“우리 반 선생님도 친절하면 얼마나 좋을까? 조심하라고 잔소리만 하잖아. 놀아 주지도 않고.”

“맞아. 2반 선생님처럼 우리랑 친했으면……. 소원이야!”

“나도. 나도.”

옆에 있는 아이들이 너도나도 소원을 빌며 그림을 쓰다듬었어요.

그때, 기린 눈빛이 보라색으로 반짝 빛이 났어요. _본문에서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을까, 기린 그림에 신비한 기운이라도 씌었던 걸까. 윤찬이와 윤이의 아빠가 ‘갑자기’ 악어로 변했듯, 이번엔 선생님이 갑자기 기린이 되어 버렸다. 키가 훌쩍 크다는 것 말고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기린 선생님. 아이들이 방방 뛰고 칠판에 낙서를 해도 연신 웃기만 하고, 장난치다가 넘어지려고 하는 아이가 있으면 “경고!”를 외치는 대신 목으로 감싸거나 긴 혀로 잡아 주며 다치지 않게 보호해 준다. 자기가 교실을 마구 돌아다니기까지 한다. 기린 선생님이 교실 밖으로 나가려 하자, 오히려 아이들이 나서서 선생님을 말린다. “선생님, 나가면 안 돼요. 다들 놀랄 거예요!”

 

 

 

 

◆ 선생님도 노는 거 좋아하네?!

 

결국 다른 반 아이들도 기린으로 변한 선생님을 보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선생님이 동물로 변하는지 하나같이 궁금해한다. 그리하여 2반 선생님도, 3반 선생님도 동물로 변한다. 버럭버럭 큰 소리만 치던 3반 선생님이 조용하고 귀여운 토끼로 변한 건 이해가 가는데, 2반 선생님은 왜 느릿느릿하고 자꾸 잠만 자는 코알라로 변한 걸까?

 

나는 왜 코알라 팀에서 선생님을 변하게 했는지 궁금했어요.

“너희 선생님은 재밌게 잘 놀아 주시잖아.”

“응, 맞아. 근데 조금 힘들어.”

“맨날 신나게 노는데 뭐가?”

“난 운동 싫어해. 그런데 우리 선생님은 운동회 때 1등 해야 한다고 엄청나게 운동시켰어.”

“나는 공이 무서워.”

코알라 팀 아이들은 늘 즐거운 줄만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니었나 봐요. _본문에서

 

윤찬이가 가장 부러워했던 선생님도, 어떤 아이들에게는 고민거리였나 보다. 이렇게 각각 이유 있는 모습으로 변신한 동물 선생님들과, 선생님들의 변신을 소원했던 아이들이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신나는 운동회가 시작된다. 아침까지만 해도 운동회에서 꼴찌 할 줄만 알았던 윤찬이네 기린 팀은, 긴 다리로 겅중겅중 뛰며 모든 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린 선생님 덕분에 승승장구한다. 선생님을 어려워하고 거리를 두던 아이들은 이제, 웃는 얼굴로 먼저 다가서는 기린 선생님을 낯설어하면서도 곁에 꼭 붙어 신나고도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

 

기린 선생님이 목을 뒤로 돌려서 등을 가리켰어요.

“선생님이 등에 타라고 하나 봐.”

내가 말하자 기린 선생님이 끄덕였어요.

“선생님도 노는 거 좋아하네? 신기하다.”

“맞아. 이런 모습 처음이야!”

기린 선생님이 다리를 벌려서 몸을 최대한 낮춰 줬어요. 모두 신나게 기린 선생님 등에 올라탔어요. 다리와 꼬리를 붙잡으며 올라갔지요. 못 올라가는 아이들을 서로 잡아 주면서요. 말랑말랑 부드러운 기린 선생님 등에 모두 앉거나 누웠어요. 선생님이 이렇게 편하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에요. _본문에서

 

무뚝뚝해서, 또는 무서워서, 선생님이라서 다가가기 어려워했던 아이들도 사실은 선생님을 좋아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제는 동물로 변한 선생님을 살살 눌러 보고, 쓰다듬고, 안아 주면서, 또 함께 운동장을 마음껏 뛰놀면서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말이 절로 터져 나온다. 그러면 동물 선생님들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고, 그때마다 몸집이 쑥쑥 커진다.

이어달리기를 할 땐 키가 너무 커져서 결승점이 잘 안 보이는 기린 선생님을 위해 아이들은 손뼉을 쳐 주며 방향을 인도하기도 한다. 반면 1등을 자신하던 2반은 느리고 둔해진 코알라 선생님 때문에 성적이 썩 좋지 않다. 그래도 아이들은 “괜찮아요. 1등 안 해도 선생님이 좋아요.”라며 의기소침해진 코알라 선생님을 위로한다. ‘악어 아빠’ 때와 마찬가지로 보호자의 입장이 뒤바뀌는 재미 포인트이다.

 

 

◆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시간

 

저마다의 이유로 각기 다른 동물의 모습으로 변했지만, 아이들이 바랐던 것은 한 가지라고 볼 수 있다. ‘선생님과 아이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함께 즐겁게 지내는 것.’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선생님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다. 아이들도 즐거웠지만, 선생님들에게도 이렇게 신나고 행복한 운동회는 처음이었던 것이다.

코알라로 변한 2반 선생님도 사실은 가끔 늘어지게 쉬고 싶을 때가 있고, 토끼로 변한 3반 선생님도 어쩌면 큰 목소리 때문에 더 화내는 것처럼 보이는 게 고민이었을지도 모른다. 수다쟁이 앵무새가 되었던 윤이네 반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더 많이 나누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에 속상했을지도.

윤찬이네 담임 선생님도 그토록 유난스레 아이들을 통제했던 까닭을 조심스레 고백한다.

 

“얘들아, 있잖아. 선생님이 예전에 가르쳤던 아이가 복도에서 장난치다가 심하게 다친 적이 있어. 그 후로 선생님은 아이들이 다칠까 봐 항상 걱정이야.”

조용조용 들려주는 얘기에 선생님 마음이 느껴졌어요.

“선생님, 항상 조심할게요!”

나는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_본문에서

 

여전히 걱정 많은 선생님과 장난꾸러기 아이들이겠지만, 이제 선생님은 “경고!”를 외치고 싶을 때마다, 아이들은 복도에서 뛰고 싶을 때마다 동물 운동회의 행복한 추억과 서로의 마음을 떠올리며 한번 ‘씨익’ 웃고 말지도 모르겠다.

목차

1. 경고 스티커

2. 수상한 그림

3. 기린이 된 선생님

4. 동물 운동회

5. 뿅망치와 복돼지

6. 풍선 터트리기

7. 선생님 구하기 작전

8. 이어달리기

9. 동물 놀이터

10. 선생님, 우리 선생님

작가 소개

소연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이야기를 만들 때 가장 즐겁습니다. 그 즐거운 마음이 아이들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악어 아빠』로 제10회 비룡소 문학상을, 『루이치 인형』으로 제11회 정채봉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갑자기 악어 아빠』, 『갑자기 기린 선생님』, 『갑자기 치타 동생』, 『사이 떡볶이』, 『초코 케이크 도둑』, 『느티나무의 기억』, 「비밀 교실」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이주희

책에 그린 그림으로 어린이와 만나는 것은 늘 설레고 즐겁습니다. 세상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보여 줄 수 있어서 행복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고민 식당』, 『괜찮아, 우리 모두 처음이야!』, 『어떡하지?! 고양이』, 『나는 고등어』 등이, 그림을 그린 책으로 『갑자기 악어 아빠』, 『갑자기 기린 선생님』, 『갑자기 치타 동생』,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 『동시 유령의 비밀 수업』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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