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을 사서 그냥 6살짜리 큰아들녀석에게 읽게만 놔두었답니다.
제법 책을 잘 읽어 아무생각 없이 책꽂이 꽂아두고 아이가 읽게 내버려 두었는데, 어느날 그러더군요.
"여기 선생님 되게 무서워…이빨도 막 무섭고, 모자도 웃겨.."
그제서야 아..내가 이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지 않았구나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이책을 읽으면서 그림에 놀라고, 책 내용에 놀랐답니다.
도대체 결말을 어떻게 짓고자 이렇게 아이의 지각을 아무생각없이 선생님은 자기 생각대로 아이를 벌하나 싶기만 했답니다.
더구나 아이가 정말 겪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너무 무시하고 권위적인 태도로 아이를 벌하는 선생님이 좀 무섭게 다가오더군요.
솔직히 이책의 선생님을 보면서 저의 학창시절의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는것 같았답니다.
그저 틀에 맞추어진 학생의 본분에서 벗어나면 그저 회초리와 큰소리가 난무하던 교실의 모습이 떠올라 괜시리 씁쓸하더군요.
아이도 존이 혼날때마다 "엄마, 존은 정말 악어랑 사자랑 파도를 만났는데…그치?" 라고 저에게 계속 되묻더군요.
이런 존의 학교등교길에서 일어나던 일이 어느날 일어나지 않아 학교에 제시간에 도착했답니다.
그런데, 교실의 문을 열었을때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답니다.
존의 등교길에서나 일어날만한 일이 선생님에게 일어나고 있었거든요.
커다란 털복숭이 고릴라가 선생님을 붙들고 매달려 있었답니다.
선생님은 존에게 도와달라고 했지만 존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동네 천장에 커다란 털북송이 고릴라 따위는 살지 않아요. 선생님."
그러며 존은 나가 버립니다.
통쾌한 복수로 마무리하는것 같았답니다.
울아들도 박수를 치며 "선생님이 당하네.." 그러더군요.
그순간 이게 아니다 싶어지대요.
이런 존의 행동은 기존의 어른들의 행동을 그대로 복습해가는 것 같아 왠지 이결말에 수긍하고 싶진 않아지더군요.
그래서 전 이렇게 아들에게 말했답니다.
"그래도 존은 선생님을 구해드려야했어. 이제 선생님도 존의 지각에 대해 아셨으니까 말이야.
아들이 이말에 대해 그다지 수긍을 안하더군요.
존은 너무나 많이 선생님께 혼났기 때문이래요.
이책을 읽다보니 그림만으로도 아이들이 얼마나 어른들의 굴레에 사로잡혀있는지 알겠더라고요.
아주 작으마한 아이의 모습과 달리 커다랗고 위협적인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나 우리 어른들의 모습같아 조금은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한번쯤 아이와 함께 이책을 읽어보는 것도 아이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