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말놀이 동

연령 4~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10월 27일 | 정가 11,000원

기다리고 기다리던 말놀이 동시집을 받았습니다.
말놀이 시집의 내용과 어울리게 표지 제목 아래에 말 그림이 그려져 있는 디자인 구성부터가 재미있네요.
책바람 넣으며 쭉 훑어보니 시도 많고, 그림도 많습니다.

아들이 책 포장을 뜯는 걸 지켜보더니
하늘색 표지의 책을 보자마자 마구 기어 옵니다.
이 녀석이 이렇게 빨리 길 수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달려오다 시피 하네요..^^
아들은 책을 잡아 보려고 바동바동 안간힘을 씁니다.
앉지도 못하는 녀석이 제 무릎과 허벅지를 짚고 일어 설 듯한 자세를 취하면 필사적으로 팔을 뻗어 허우적대지만 아쉽게도 닿지 않네요…
너무 약 올려 미안한 마음이 들어 무릎에 반듯하게 앉히고는
책장을 열었습니다.

‘알’부터 ‘저녁 어스름’까지 67편….67마리의 동물이 등장을 합니다.
‘알’부터 큰소리로 또박또박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엔 책을 잡으려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던 아이가
반복되는 말을 느꼈는지 가만히 책을 보더니 고개를 젖혀 저를 올려다봅니다.
머리가 무거워서 목이 아플 법도 한데 꼼짝도 안하고 제 입을 한참 동안 올려다봅니다.
제가 그럴 줄 알았습니다. ^^
가끔 책을 읽어 줄 때도 평범한 문장을 읽어주면 딴 짓을 하기 쉬운데
반복되는 의성어나 의태어가 나오면 가만히 듣거나 제 입을 쳐다보곤 했습니다.
재미있는 음절, 단어가 계속 반복이 되니 아이도 재미있나 봅니다.
천천히 또박또박 책의 2/3를 넘어설 때까지 꼼짝도 않고 있었답니다.
아이가 집중해서 듣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아이도 좋아하는 거 같아서 동시집이 더욱 마음에 듭니다.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교(은유, 비유, 함축 등)가 없이 그저 아이들이 듣기에 재미있는 말들, 다양한 의미를 담은 낱말이 가득한 동시를 읽으며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하며 잊고 있던 우리말의 재미를 새삼 느꼈습니다.
말을 배우려고 하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아이들이 재밌게 말을 배우고, 단어의 여러 의미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를 읽는 것이 어색해져버린 요즘 아이들에게 시를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아주 오랜만에 동시를 읽으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모두 재미있는데 특히 아래의 두 시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도롱뇽

도롱뇽 노래를 만들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들어보세요.

도롱뇽
레롱뇽
미롱뇽
파롱뇽
솔롱뇽
라롱뇽
시롱뇽
도롱뇽

베짱이

베짱이야
베를 짰거든 가져오너라
안 짰다고?
무슨 배짱으로 안 짠 거냐?
너 베짱이가 아니라
배짱이로구나

매일매일 꼭 섭취해야하는 필수 영양소처럼 아이에게 매일매일 읽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