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트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9월 4일 | 정가 12,000원

바바야가…

세계의 옛이야기 시리즈중 한권인데 아직 세계의 옛이야기에 대해서 잘 몰라서인지 생소한 이름이었다.

어떤 인물일지 호기심을 가득안고 책을 열었을 때 아이들을 잡아먹는 무서운 식인귀가 된 바바야가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적어도 어린 아이들에겐 무서운 인물인 바바야가.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무섭다기 보다는 사회적 약자의 처절한 몸부림 같은 것이 보였다.

책의 첫줄은 이렇다.

‘바바야가는 이빨이 한 개뿐이었어.’

평범한 아이지만 이빨이 한개라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점점 심술궂은 아이가 되고 급기야 어린아이들을 잡아먹는 식인귀가 되고 만다.

아무도사랑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바바야가는 혼자 살아남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야만 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상처가 컸을까 안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림의 어두운 분위기는 그런 바바야가의 상처를 잘 드러내는 듯 암울하지만 아름답다. 마치 중세시대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할머니가 된 바바야가는 ‘자글자글 어린애 구이집’이라는 식당을 열지만 여전히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먹을 것이 떨어져 동생 응가야가에게 연락을 하는 바바야가와 바바야가에게 보내진 응가야가의 의붓딸 미에트.

바바야가에게서 탈출해야만 하는 미에트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미에트를 잡으려하는 바바야가가 밉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작가가 의도한 바바야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옛이야기들을 보면 어린 아이들이 많은 시련과 모험을 겪고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볼수 있다. 바바야가에게서 탈출하려는 미에트처럼…

브루노 베텔하임이라는 심리학자가 쓴 <옛이야기의 매력>이라는 책을 보면 어린이들은 옛이야기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데,주인공과 더불어 온갖 시련과 고통을 겪다가 마지막에 승리하면, 자기도 함께 승리했다고 상상한다고 한다.

아이들은 이런 동일시를 통해,주인공의 내적 외적 투쟁으로부터 얻은 도덕률을 마음 속 깊이 새긴다고 한다.

바바야가의 미에트는 아이들이 동일시할 수 있는 훌륭한 주인공이다.

작가는 바바야가로부터 탈출하는 고난을 아이들이 미에트와 함께 겪을 수 있도록 잘 그려내고 있다.

이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미에트와 함께 삶의 어려움을 헤쳐나갈수 있는 힘을 기르고 한단계 성장해 나갈것이다.

많은 옛이야기들이 그렇듯이 이책은 옛이야기의 가장 소중하고 기본적인 가치를 지닌 훌륭한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