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인물이야기 『선덕여왕』

시리즈 새싹 인물전 17 | 남찬숙 | 그림 한지선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5월 15일 | 정가 8,500원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는 문화는 여전히 남아있어요. 여자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 외쳐도 한편에서는 아직도 눈물을 흘리며 살고 있는 여성들이 있어요. 부당한 대우, 차별하는 사회, 무거운 짐, 혼자 짊어지기에 버거운 일들, 여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불안과 위험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지요. 똑같이 잘해도 남자들을 더 밀어주는 사회이기에 똑똑한 여자들이 살기에 더욱 힘든 세상이지요. 하물며 1000년 전, 그 이전에는 훨씬 더했을 텐데, 선덕여왕의 당당함과 용기있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덕여왕>은 비룡소의 「새싹 인물전」 시리즈 중 17번째 책입니다.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던 삼국시대에 여자가 왕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면서도 꿋꿋하게 나라를 지켜냈던 당찬 여왕이지요. 이웃나라, 백제와 고구려의 침략과 당나라의 천대를 감당하면서 안으로는 백성들의 고픈 배를 걱정해주고, 군대를 키워 나라의 힘을 강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여인입니다. 나설 때는 당당하게 나서고 물러서서 고개를 숙여야 할 때는 자존심을 버리고 대의를 쫓아가고자  했던 멋진 여성이지요.

왕족과 귀족들에 의해 철저히 피로 엮어진 관계가 대물림 되던 시대에, 딸로 태어나 여왕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었을  모진 수난과 비웃음을 떨쳐버리고 남자들 틈에서 스스로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았어요. 좋은 인재를 볼 줄 알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밀고 나갈 줄 아는 힘을 가진 그녀가 부러웠어요. 모욕을 준 이에게 허리를 굽힐 줄도 알고, 물러나야 할 때를 알고 모든 걸 버렸던 용기있는 사람이지요.

 

짧고 간단한 글이었지만, 당시 역사에 대한 배경도 접할 수 있었어요. 삼국을 신라가 통일로 이끌어가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어요. 김유신과 김춘추가 기반이 되어 외교와 군사력을 키우고, 이웃나라와 전쟁을 치르면서 또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는 관계가 드러나 있어요.황룡사 9층 석탑을 세운 이유와 과정을 통해 그녀의 지혜로움을 엿볼 수 있어요.

 

그동안 머릿속에 담아왔던 선덕여왕의 이미지와 그림 속 여왕의 이미지는 전혀 달라요. 표정을 보면 웃음이 나와요. 코믹하면서도 당당해 보이는 묘한 이미지가 미소짓게 하네요. 아이들 수준에 맞게 문장도 쉽고,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배울 수 있어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면 길이 있다는 진실을 알려 주어요. 선덕여왕에 대한 보충설명과 연표가 함께 실려있어서 당시 역사에 대한 공부도 깊이있게 해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