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킹 걸즈

시리즈 블루픽션 26 | 김혜정
연령 14~1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5월 30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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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을 보고 느낀 감으로 선뜻 잡은 책이다.

그 순간 난 어떤 내용을 기대했을까?

전혀 뜻밖의 이야기에 난 또 혼자,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흥분을 한다.

우리 아들에게 읽어보라며 권해 주고 싶다.

성장소설이 주는 여러가지 의미와 재미 그리고 생각할 꺼리들이 아무래도 나 보단 아이에게 더 친밀하고 깊숙하게 다가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실크로드 도보 여행에 오른 두 문제아 소녀의 좌충우돌, 우왕좌왕 자기 찾기 대장정.
실크로드 도보 여행이 내겐 생소한 소재는 아니다. 이미 여행기를 읽어 본 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반갑고 흥분되던지.

그런데 도전하는 아이들은??

은성은일 년을 유급 당해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인 18세 소녀로 그저 욱 하는 성질로 주먹부터 먼저 나가는 단순 무식한 날라리 여고생이다.

보라는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새침한 캐릭터로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한 뒤,  남의 물건을 훔치다가 걸린 고등학교 1학년생이다.

둘 다 소년원에 들어가는 대신 실크로드 도보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단순 무식한 은성과 도보여행 대장인 노처녀 미주의 티격태격거림, 그리고 말없는 소녀 보라.

예전에 읽었던 기억으로 실크로드 도보 여행의 험난한 길을 알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들 조합의 여행이 마냥 걱정스럽기만 하다.

우루무치, 투루판, 하미, 명사산을 지나 둔황까지 1,200Km의 거리니 장장 70여일간의 도보여행인 것이다. 순간 난 할 말을 잃었다. 당일 다녀오는 산행을 가면서도 늘 징정거렸는데….. 70여일이라니.

너무 간단하게 그려졌네 라고 생각하며 지나쳤던 지도를 다시금 펼쳐서 들여다보았다.

투덜투덜 거리며 말썽도 일으키고 미주를 골려주는 은성의 모습에 기가 막히기도 하지만 덕분에 웃기도 한다.

어찌보면 말도 없고 왜 왔는지 사연을 알수 없는 보라가 오히려 더 불안불안 해보였다.

10대 청소년기.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의 삶을 엿보며 내 아이는 어땠는지 짚어보게 된다.

그저 하루하루 공부~ 공부라는 말에 치여사는 학창시절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다.

돌아보면 활짝 함박웃음 지을 수 있고 때로는 눈물도 뚝뚝 떨구게 되는 많은 추억과 그리움과 친구들, 경험을 안겨주고 싶었다.

모든 아이들이 다 모범생이고 우등생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기에 …………

함께 땀을 흘리면서 정해진 거리를 걸어가고, 열악한 숙소에서 함께 잠을 자고, 황량하기만 한 사막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 이 두 아이의 머릿속은 제각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1,200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보 여행의 일정을 끝마치는 은성과 보라.

처음으로 무엇인가를 끝까지 해냈다는 자신감도 되찾는다.

이렇게 찜통더위 속의 사막 길을 걸으며 여러 가지 사건을 겪고 자신의 과거와 미래,

가족에 관해 생각하면서 그 만큼 성장해 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으리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님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힘들게 주저앉고 싶은 나를 다독거려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희열을 나도 알고 있다.

다시는 오나봐라하며 씩씩거리며 올라갔었던 것은 벌써 잊었다.

목표했던 곳에 올랐다는 성취감에 취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주변 경관에 취해 버린 것이다.

힘들게 올라갔던 만큼 내려올 땐 여유도 있고 힘도 덜 드는 것은 물론 오히려 정상이 얼마 안남았다며 올라오는 이들에게 격려를 해주게 된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는 하지만 은성이 때문에 낄낄거리고 읽기 시작했던 책은 결국 한바가지의 눈물로 덮게 될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서 엄마와 잘 지낼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수수께끼를 풀었다.

낙타 봉 속에 담긴 비밀 말이다.

혹으로 보이는 낙타의 봉에는 사실 낙타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들어 있었다.

나는 엄마에게 있어 혹이 아니라 봉이다. 그리고 엄마도 나에게 있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