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29일 | 정가 11,000원

책 표지의 뒤쪽에 있던 의미심장한 문장들, 어두운 초록색의 겉표지로 잠시나마 글의 내용을 추측하며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리암의 뜨겁고도 긴 여름을 보여주었다.

 

이 책에는 소설가인 아버지와 사진작가인 엄마 사이에 태어난 리암이 ‘나’라는 일인칭으로 등장한다. ‘리암’이라는 인물은 평범한 가정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던 인물이지만, 오히려 이 평범함이 누군가의 부러움을 사게 된다. 바로 과거에 그와 절친하였던 ‘고든’이라는 인물이다. 고든은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오며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게 되고, 이것은 후에 고든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이렇기에 커가면서 고든은 모범생 ‘맥스’와 친하게 지내는데, 맥스는 리암과 달리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이 책은 세 명의 주요 인물과 한 명의 알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그 인물은 ‘신의 딸’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있던 한 갓난아이이다. 이 아이에게로 이끈 갈까마귀와, 갈까마귀를 따라가며 본 정체불명의 빨간 모자를 쓴 등산객은 이 책의 미스테리함을 더욱 자극 시켜준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는 과연 무엇을 표현하려고 한 것일까. 이 책은 앞서 나온 등장인물을 통하여 ‘인간의 본성’을 얘기하고 있다. 평범했지만 아버지의 알콜 중독으로 엄격한 교육아래 불우하게 살아야만 했던 ‘고든’은 야만적인 인간이 되어버렸고, 갓난아이 ‘앨리슨’을 통해 알게 된 ‘올리버’라는 인물 역시 평화로운 사회 속에서 전쟁이라는 비참한 현실을 겪으며 괴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 버려졌지만 리암의 집에 입양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앨리슨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 인간은 주위의 환경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는 ‘성무선악설’을 나타내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책은 다른 책과는 달리 어둡고 우울하지만 이를 통해 색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오히려 이를 통하여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더욱 더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을 통하여 나 역시도 끊임없이 성찰할 수 있던 오늘을 통하여 길고 뜨거운 여름 밤을 보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