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이다 8 검은 공주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8년 7월 30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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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편식을 없애주는 재밌는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해적이야기, 모험이야기, 시리즈로 된 책은 다소 부담스럽단 생각을 가지고 있어 아이에게 직접 권해주는 경우가 별로 없었어요.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는지 어렸을 때부터 딱히 아이도 해적이야기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고요.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몇몇의 소재들에 아이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살짝 당황하기도 하였는데, 오랜 경험을 통해 개인의 성향일 뿐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나는 바람이다>란 제목과 함께 해양소년소설이란 타이틀, 해적 그림, 게다가 이미 시리즈가 진행된지 꽤 되어 8권부터 만나게 된 이 상황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역사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아이 덕분에 관심을 갖게 된 역사 분야와 더불어 독서모임에서  <하멜 표류기>를 읽고 여수 여행에서 하멜 전시관과 하멜 등대를 보면서 하멜에 대해 좀 더 깊게 알게 된 덕분에 역사 소설이란 타이틀과 동시에 등장인물에 하멜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꼭 읽고 싶다는 간절함을 품게 되었답니다.

재밌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품고 책장을 넘기면서도 8권부터 만나게 되었다는 부담감은 잠재우기 힘들었습니다.

어떤 스토리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었고, 혹 앞권의 내용과 연계된 이야기라면 읽는 흐름이 끊기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서긴 하였지요.

첫 장에 나온 지도를 보면서, 역사 소설이라 하였는데 실제 상황인 것인지 세계사에 대한 짧은 배경지식으로 이 이야기를 과연 이해할 수 있을지, 현장 답사를 무척이나 꼼꼼하게 하신 작가님이신 것 같은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가늠할 수 있을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마구마구 어지럽게 하였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 이야기와 등장인물의 연계가 있긴 하지만 독립된 소재를 다루고 있어 순차적으로 읽지 않더라도 내용이해나 글의 흐름이 끊기는 불편함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살짝 등장하기만 한 작은 대수와 해풍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긴 하였지만, 이번 이야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 읽어도 되겠단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낯선 이국땅 네덜란드이고,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 코코의 이동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 지도는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번이나 앞으로 돌아와 살펴보곤 하였지요.

지도가 없다 하여도 나름 머릿 속 상상을 이어가겠지만 구체적인 이동 경로를 볼 수 있으니 더욱 생생하게 이야깃 속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세심한 배려에 감사한 순간이었지요.

다호메이 왕국의 아그보의 딸, 공주라 불리우는 코코의 이야기..

작렬한 원주민 전사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모험 이야기겠거니 싶었는데, 이 이야기는 노예로 잡혀간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유럽과 아메리카의 역사를 살펴볼 때 금 때문에,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희생된 원주민과 노예로 살게된 인권 유린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던 아이였기에 이번 이야기는 더욱 마음 속에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책이라 조금은 가볍지 않을까 싶었는데, 구성의 탄탄함 덕분에 저 또한 몰입하여 읽게 되었답니다.

공주에서 노예 신세가 된 코코를 아그보의 전사들이 와서 구해줄 것이라는 뻔한 생각을 했던 독자의 수준을 작가님이 알았더라면 얼마나 허망하셨을까요.. ㅎㅎ

노예선에서 인연을 맺게된 작은 대수가 해적을 만나 해적선으로 넘어가면서 코코를 데려갈 것이라는 뻔한 생각을 한 독자를 작가님께서 아셨다면 얼마나 통쾌하셨을까요..ㅎㅎ 공주로 불리면 예쁘다는 당연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림으로 만나게 된 코코의 사실적인 모습을 보고 그림의 힘을 새삼 느껴 보기도 하였습니다.

인상적인 그림들이 이야기 속에 몰입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내어주었는데, 위의 그림은 이 이야기에서 통쾌하면서도 애잔함이 가득한 한 장면이랍니다.

막바지 반전에 훅 빠져들어 있었는데, 허무한 마지막장이었답니다.

읽으면서 1권부터 빨리 봐야지 싶었는데, 뒷 이야기가 궁금해져 9권부터 읽어야하나 즐거운 갈등을 해 보았습니다.

역사도 배우고 노예제도 등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메세지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만 이 이야기 자체의 모험을 그대로 즐겨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타게된 배는 노예선이라 마음이 좀 무거웠지만 다른 편의 바다 세상은 어떤 이야기로 펼쳐질지 무척 기대되네요.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